김현기 < 산학연 전국협의회장 >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컨소시엄사업은 산학연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상호 협력모델이다. 중소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서로의 장점을 잘 결합해 최대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형태가 바로 현행의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컨소시엄사업이다. 현장의 애로기술 해결을 갈망하는 중소기업이 풍부한 인적자원과 연구시설.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인근의 대학 또는 연구기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여기에 소요되는 자금은 기술수요 당사자인 중소기업과 중소기업청 및 지방자치단체가 분담하고 있다. WTO체제 출범 이후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은 금지되어 있으나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지원은 허용 보조금으로 분류되고 있어 시대적인 흐름에도 잘 부합하는 지원책이다. 최근 국제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기술에 의해 산업의 경쟁력이 좌우되는 기술 헤게모니시대에 접어들었다. 한국이 IMF 체제의 위기상황에 몰리게 됐던 주요 요인중 하나는 우수한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선진국과 후발개도국의 틈새에 끼여 경기침체의 상태로 접어들고 있는 작금의 상황도 기술력 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다. 모든 기술과 생산 메커니즘이 통합화 대형화되어 가고 있어 개별적인 기술개발 노력만으로는 결코 전체적인 산업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없다. 국가간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없다. 흔히 80년대 이후 미국경제의 재도약 원인을 실리콘 밸리의 경우처럼 대학.연구소의 연구성과가 산업계로 빠르게 접목되고 확산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자극받아 세계각국은 산.학.연의 기술개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생산기술향상 파트너십 프로그램'이나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시행중인 '지역기술 부흥사업'과 '지역 산.학.연공동연구사업'에서 보듯이 산.학.연을 효과적으로 네트워크화하는 사업이 매우 강조되고 있다. 지난 93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컨소시엄사업은 중소기업의 현장경험과 대학 및 연구기관의 전문지식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우리 고유의 협동모델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기업 대학 정부 지자체 등 여러 주체가 관여함에 따라 과제선정 평가 자금지원 사후관리 등 다방면에서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업 시행후 8년동안 제반 시스템이 발전을 거듭하여 산.학.연의 진정한 협력모델로 확고히 뿌리내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의 문턱이 높다고 인식되어 왔듯이 기업이 접근하기에는 대학의 문턱 역시 그 높이가 만만치 않았다. 상아탑이라는 자부심과 권위의식에 둘러싸인 교수가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스스로 기업현장을 학교 연구실처럼 드나들며 진정한 기술협력을 모색하는 중요한 계기이자 시발점으로 산학연 컨소시엄사업을 꼽는다 해도 틀린말은 아니다. 그동안 여러 종류의 국가연구개발사업이 추진되어 왔지만 교육과 학문연구에만 열중하던 교수들에게 산업 현장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다. 따라서 중소기업청의 산학연 컨소시엄사업이야말로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현재 1백78개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할 정도로 규모가 확대된 이 사업의 성과 역시 주목할만하다. 2000년까지 1천9백여건의 특허 출원, 5천여건의 시제품 개발, 3천여건의 공정 개선, 수만건의 기술지도 실적은 그동안 투입된 약 1천억원의 정부지원금이 효율적으로 집행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산.학.연.관이 혼연일체가 되어 서로 보완하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 이 성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hkkim@mail.sueu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