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전쟁] '美 석학들 세계경제 엇갈린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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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가 최악의 침체로 들어갈 것인가.
뉴욕과 워싱턴을 강타한 테러사건으로 미국 경제가 사실상 침체국면으로 빠져든 가운데 테러 충격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주요 기관들은 3.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을 일제히 마이너스로 조정했다.
아시아 유럽 일본 경제도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테러 충격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낙관론도 적지 않다.
하버드대 제프리삭스 교수는 비관론을, 프린스턴대 폴 크루그만 교수는 낙관론을 펼쳤다.
각 대학의 자존심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두 석학의 이론 대결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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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론 - 제프리 삭스 교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데서 테러의 충격을 가늠해볼수 있다.
테러 전에도 기업들의 합병이나 자본투자가 줄고 있었다.
이번 테러로 항공 등 주요 산업이 재정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빠질 것이다.
테러와 테러범을 응징하기 위한 전쟁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다.
이같은 불안감은 기업들의 투자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투자규모 자체가 줄수 밖에 없다.
세계경제는 예측하기 어려운 강도의 충격을 받게 된다.
테러충격이 작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주장에 동조할수 없다.
충격이 언제가 극복될수는 있지만 국가간의 자본흐름이나 교역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피할수 없을 것이다.
군사작전이 소비자들의 심리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벌써부터 여행객이 대폭 줄어들고 있다.
호텔예약 취소도 급증하고 있다.
결과는 일반적인 예상보다 더 나쁠 수 있다.
테러사태 이전에 세계경제는 하강국면에 들어서 있었다.
이제 곧 테러 충격의 영향을 직접 볼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군사작전을 선언했다.
작전이 어떻게 펼쳐질지 알 수도 없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언제 회복될지 예상하기도 어렵게 됐다.
테러사태 이후 보안에 대한 우려가 높다.
그런 우려속에서 기업들은 직접투자를 늘리기 어렵다.
일단 투자결정을 미룬채 상황 변화를 지켜볼 것이다.
미래가 매우 불확실하다.
불확실할때는 좌절하기 쉽다.
각 산업분야가 압박을 받고 있다.
전자산업을 보아라.
매우 좋지 않다.
많은 나라에서 전자산업에 대한 위기감이 높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전통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주력 산업군을 바꾸는데 대해 동의한다.
그렇다고 전자산업분야에 투자를 늘리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안게 된다는 것도 말하고 싶다.
이 분야는 이미 과잉이다.
올해 미국의 첨단기술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들 산업을 둘러싼 여건은 좋지 않다.
[ 제프리 삭스 하버드대 교수 ]
54년 출생
78년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러시아, 볼리비아 대통령 자문 역임
IMF 세계은행 OECD UNDP 등 자문 역임
83년 하버드대 교수 겸 국제개발센터 소장(현)
현재 미의회 국제금융기관 자문위원
낙관론 - 폴 크루그만 교수
테러공격은 잔인했지만 세계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그리 대단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경제적인면을 보면 이번 테러사건으로 미국의 생산기지가 크게 훼손 당하지 않았다.
붕괴된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세계무역센터가 미국 전체 자산가치의 0.1%만 넘었다면 놀랄만하지만 그렇지 않다.
소비심리가 유동적이긴 하다.
그렇지만 이번 테러사건 직후 나타난 소비행태가 일반적인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미국 국민들은 당분간 생필품외에는 적극적인 소비를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단기쇼크가 지난뒤에도 소비가 계속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다 팔고 안전한 자산인 채권을 사들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런 반응은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테러범들이 증시를 날려 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테러직후 유럽 및 일본 증시가 한 때 폭락한 것처럼 투자자들은 비이성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들 증시가 곧바로 안정된 것을 보라.
뉴욕증시는 나흘간 쉬었다.
투자자들이 냉정을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증시가 문을 연뒤 패닉(투자심리공황) 상태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것들을 감안하면 테러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그리 나쁘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오히려 긍정적인 면도 있다.
첫째 가라앉던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날 것이다.
세계무역센터의 붕괴가 미국 전체 경제에 비추어보면 별 것 아니지만 재건축이 최소한 기업의 투자지출을 늘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두번째는 미국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에선 지난 수주동안 경銖構??제동을 걸기 위해 공공지출을 늘리는 전통적인 케인지언 처방에 대한 논의가 벌어졌다.
공공지출 확대에 대해 호의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의회가 적정한 때 그런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
테러사건이 터진 만큼 이제는 공공지출을 단기간에 늘리는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걱정되는 면도 있다.
바로 정치권의 자세다.
정치인들은 자기 당의 이익을 위해 이번 테러사건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들에 대한 세금감면 얘기가 나오고 유가증권과 부동산 매각차익에 물리는 자본이득세를 깎자는 주장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백악관은 이같은 당파주의적인 관행에 등을 돌리고 당초 약속한 대로 초당파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
정치인들이 이번 사건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한다면 비극이 초래될 것이다.
[ 폴 크루그만 프린스턴대 교수 ]
53년 출생
74년 미국 예일대 졸업
77년 MIT 경제학 박사
80년 예일대 조교수
82년 미국 대통령 경제자문위원
84년 MIT 교수
91년 존 베이츠 클라크상 수상
94년 스탠퍼드대 교수
현재 프린스턴대 교수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