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군에 공격 대기령을 내리고 함대와 전투병력이 아프가니스탄 주변에 집결하고 있는 가운데 조지 W.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지도부는 16일 테러 주모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을 포함해 전세계 테러배후.지원세력을 겨냥해 장기적이고 총체적인 전쟁을 선언했다. BBC 방송은 부시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대 테러 십자군 전쟁이 확전으로 내닫을 것이며, 아프가니스탄 뿐 아니라 최대 60개국이 목표가 될 수있다고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이날 국가안보회의를 갖고 전시체제를 재확인한 뒤 아프간에 은신한 빈 라덴을 '의심할 바 없는' 이번 테러의 주모자로 지목하고 테러 대전을 장기전 체제 하에서 과거 정규전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전쟁으로 이끌어 갈 것임을 다짐했다.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말을 보내고 백악관으로 돌아온 부시 대통령은 테러세력을 지칭, "그들은 미국에 전쟁을 선언하는 치명적 실수를 범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그들을 찾아내고 만약 도주하거나 숨는다면 동굴 속까지 쫓아가 철저히 궤멸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빈 라덴이 범행 부인 성명을 발표한 것과 관련, "그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이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하고 "그를 포함해 전세계 테러 무리들을 뿌리뽑고 미국의 안전을 지키는 승리는 갈 길이 멀고 총력을 다해야 하는 힘겨운 임무"라고 강조했다. 체니 부통령은 NBC방송에 출연, "크루즈 미사일 몇발을 터뜨리고 마는 식이 아니라 몇년을 끌지도 모를 장기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으며, 도널드 럼즈펠드국방장관도 ABC방송에서 "전쟁은 며칠이 아니라 몇년동안 계속될 것이며 테러조직의 자금원을 뿌리뽑는데는 특수작전도 필요하다"며 장기전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군사전략가들은 실제 전쟁 발발과 지상군 투입에 1 2개월이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 국무장관은 빈 라덴 인도 최후통첩과 관련, 부시 행정부 고위관리들을 수일내 특사로 파키스탄에 파견, 대 테러작전에 들어가기 위한 공조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CNN방송에서 "대표단 파견은 전쟁 돌입에 앞서 실제로 어떤 지원이 필요하고 파키스탄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 지 결정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파월 장관은 또 이번 테러참사를 계기로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 정보기관이 해외에서 테러용의자를 암살하거나 암살음모를 꾸미는 것을 금지한 현행 대통령령의 개정을 포함해 대 테러작전 관련 법률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테러 주모자로 지목된 빈 라덴의 암살 작전도 검토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장관도 법 개정 검토 사실을 확인한 뒤 암살작전 외에 정보기관의 전화.컴퓨터 통신 감청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과 외국인 테러용의자에 대한 구금 집행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키스탄 정부는 17일 아프간 탈레반 정권에 특사를 파견, 3일내에 빈 라덴의 신병을 인도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대대적인 군사공격에 직면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통보키로 했으며, 미국과 파키스탄은 특사 파견에 앞서 모종의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빈 라덴은 본인 명의로 낸 첫 성명에서 테러 연루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며, 탈레반 정권은 기존의 빈 라덴 인도 거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