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대중연설을 꺼려온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테러참사를 계기로 행정부내 `최고홍보책임자'(communicator-in-chief)로 변신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8개월여동안 전임 대통령들과는 달리 국민의 이목을 끌 수있는 공식적 대규모 연설이나 공개 토론을 피해왔으나 건국이후 최대의 테러 국난을맞아 국민 위로와 단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국민과 미디어 앞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기 상황에서 국정최고책임자인 대통령에게 시선이 집중되기 때문에 부시의 대중 동원 능력을 문제가 되지 않으나 보복 공격이후엔 여러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에 과연 그가 보여주고 있는 지도력의 신뢰를 계속 유지할지는 미지수라고지적했다. 0...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테러 참사 현장을 누비며 희생자 유족을 위로하고 구조대원들을 격려함으로써 자신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말끔히 씻어내고 있다. 줄리아니 시장은 지난 11일 참사후 지금까지 거의 하루종일 붕괴 현장에서 피해복구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데 정적들마저도 그의 정열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줄리아니의 고집센 집무스타일을 비판해온 에드워드 코치 전 뉴욕시장(민주)은"그가 이번주에 보여준 뛰어난 지도력은 기억될 것"이라며 "줄리아니를 싫어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뉴욕시장이라면 줄리아니처럼 다 행동했을 것으로 보지만 한 구조대원은 "줄리아니는 사무실이 아닌 거리에서 사람들을 지휘하고 있다"고 말해 부시 대통령이 사건직후 10시간만에 백악관으로 귀환한 것을 꼬집기도 했다. 줄리아니 시장은 미디어가 경쟁적으로 생존자 구조작업을 보도하고 있으나 루머도 적지 않다며 피해 당사자들에게 또 상처를 안겨줄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0... 미 전투기들이 비행기 자살충돌 테러후 미 30개 주요 도시 상공을 정찰하하고 있는 가운데 노먼 미네타 교통부장관이 14일 군에 민항기 보호를 위한 특별부대 양성을 요청함으로써 전투기들의 역할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미항공방위사령부(NORAD) 소속 F-15, 16 전투기들이 워싱턴과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등 주요 도시 상공을 정찰하고 있는데 미 역사상 군용기가 국내 항공기 보호를 위해 이처럼 많이 동원되기는 처음이다. 그러나 일부 국방전문가들은 전투기의 민항기 보호임무가 강화될 경우 영공방어라는 국가 전체의 임무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0... 테러범들이 비행기 공중납치 당시 주머니칼(포켓나이프)을 사용한 것으로드러날 경우 미 연방항공청(FAA)이 비난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FAA 규정은 1972년부터 위험하거나 치명적인 물품의 기내 반입을 금지했으나 길이 10㎝ 이하의 칼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 로스앤젤레스 공항과 이스라엘의 엘 알 항공사 등은 FAA 규정을 더 엄격히 적용,오래전부터 8㎝ 이상의 칼의 반입을 금지해왔다. FAA는 테러후 모든 칼의 기내 반입을 금지했다. 0...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5일 사설을 통해 미 의회가 승인한 테러 복구 및응징 예산 400억달러에 대한 지출을 철저히 감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의회가 백악관이 요청한 액수의 두배인 400억달러를 승인해준 것은 옳지만 어떻게 지출되는가를 잘 감시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0... 인권단체들은 테러후 보안당국이 출신지나 외모를 보고 표적 검색을 할 경우 인종차별 등의 다른 문제가 야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미 연방 수사당국이 테러의 제1 배후혐의자로 아프가니스탄에 은신중인 반미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하면서 중동 등 특정 지역 출신의 입국자에 대한 검색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자프라이버시정보센터의 데이비드 소벨 고문변호사는 "표적 검색이 테러사건을 계기로 고착될 경우 특정 이름과 배경을 가진 사람을 차별하는 수단으로 악용될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보안 당국과 전문가들은 국적과 외모로 여행객을 검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특정 민족 전체를 대상으로 하긴 어렵지만 테러 연관이 있는 국가의 출신자들부터 신경쓰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0...테러로 뉴욕 맨해튼 지역 사무실 공간의 20%가 파괴됐을 것으로 추산됐다. 그럽 앤드 앨리스 등 부동산중개업체 등에 따르면 맨해튼 전체 오피스 공간의약 20%인 2천750만 평방피트가 파괴 및 파손됐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로스앤젤레스 시내중심가 전체의 사무실 공간과 맞먹는 것으로 피해 조사가 진행될수록 상실 공간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0... 테러참사로 일고 있는 청년들의 애국심이 군입대 지원으로 계속 이어지고있다. 로스앤젤레스 북동부 패서디나의 신병모집소에는 하루 평균 1명정도가 입대신청을 했으나 참사후 11명으로 늘었으며 북부 베이커스필드의 육군모병소에는 평상시의4배인 80명이 지원했다. 패서디나 모병소에 지원서를 낸 브라이언 비숍(23)은 "지금까지 군입대를 생각해본 적이 없으나 이번 테러가 나를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일부 학자들은 소위 X세대들이 비난받을 행동도 받지만 이런 움직임은 그들이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0...뉴욕은 물론 `카지노 천국' 라스베이거스에 이르기까지 미 전역에서 성금이답지하고 있다. 뉴욕 테러 피해자 지원단체인 `9월11일 재단'은 자선단체인 애틀랜틱 필랜트로피스로부터 1천만달러를 약정받는 등 지금까지 7천만달러를 모금했다. AOL 타임워너는 800만달러를, 텍사코오 셰브론은 500만달러를 미적십자에 기부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100만달러, 지멘스는 200만달러를, 마이크로소프트는 500만달러의 성금을 냈으며 세계 최대 도박업체인 라스베이거스의 파크 플레이스 엔터테인먼트도 100만달러를 내기로 했다. 0... 일부 약삭빠른 기업들이 e-메일을 통해 테러피해복구 성금을 모금하는 사례가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플로리다주 할리우드의 한 전화카드업체는 수익금의 10%를 적십자사에 기탁하겠다는 메일을 보냈으나 비판가들은 이는 헌금을 강요하는 것이며 판촉전략의 일환일뿐이라고 지적했다. 적십자사측도 인터넷 메일을 통한 성금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말했으며 스팸(정크)메일퇴치 전문가인 톰 젤러는 "소비자가 원치 않는 e-메일을 통해 성금을 모금하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0...TV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제 53회 시상식이 10월7일 로스앤젤레스 슈라인오디토리엄에서 열린다. 에미상은 당초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테러참사로 무기한 연기됐다. 전국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ATAS)와 주관방송사인 CBS측은 14일 에미상 개최날짜에 합의하고 진행도 국민정서를 감안, 믿음과 희망을 강조하는 쪽으로 운영키로합의했다. 한편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영화, 드라마, 비디오게임, 광고, TV 쇼 등에서 테러참사를 연상시킬 수 있는 뉴욕의 고층빌딩 장면을 삭제하는 등 테러 후풍 차단에부심하고 있다. 0... 항공기 운항금지로 워싱턴에서 이틀간 발이 묶였던 제임스 한 LA시장이 14일 아메리칸항공편으로 돌아왔다. 지난 7월 취임후 첫 워싱턴 출장에 나섰던 한 시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적단합을 호소하고 시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보안에 신경쓰겠다고 다짐했다. 한 시장은 특히 아직 LA 등지에선 인종혐오 증세가 보이지 않고 있으나 아랍계에 대한 자극적 언행이나 공격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뉴욕.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엄남석 특파원 eomns@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