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관들은 미국의 테러 사태로 인해 한국경기회복시기가 예상보다 훨씬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로서는 속단하기 어렵지만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2003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견해도 내놨다. 아울러 연구기관들은 재정지출 확대, 금리인하 등 내수 진작책을 전방위적으로동원할 때라고 지적했다. 16일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금융연구원, 삼성.현대.LG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한국경제 회복시기는 테러에 대한 미국의 보복강도와 그 소요기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3∼6개월 정도 늦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KDI 거시경제팀의 조동철 박사는 "이번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확실하지 않은상황에서 경기회복 시기를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면서 "당초에는 내년 하반기에는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봤으나 쉽지 않을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반도체가격은 그동안 예상수준을 뛰어넘어 하락했는데, 이번 사태로더 떨어진다면 IT(정보기술)경기의 회복은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어 걱정스럽다"고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나 통화정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재정확대는다른 나라들도 계획하고 있는 만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테러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소비심리 위축, 유가.환율 불안 등의 여파로 내년중 국내경기 회복은 어렵다면서 장기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이 연구소의 홍순영 거시경제팀장은 "해외 악재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면 경기침체는 더욱 심각해진다"면서 "정부는 재정.금리정책은 물론 공적자금도 조속히 투입하는 등 내수를 일으키는데 적극 나서 불안심리를 진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LG경제연구원의 김기승 연구위원은 "내년의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높을 것으로예상하지만 그 회복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본격적 회복에 대한 체감은 2003년에나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박동철 연구위원은 "경기가 내년 4.4분기에 회복되더라도 경기침체기간은 무려 24개월 가량에 이르며 이는 이전의 평균 17개월보다 훨씬 길다"면서 "문제는 경기침체의 고통이 예상보다 훨씬 강해진다는데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재정적자, 물가불안 등은 신경쓰지 말고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전방위적 대책을 강구해야 할때"라면서 "부분적인 대책은 전혀 소용없다"고 지적했다. 정한영 한국금융연구원 경제동향팀장은 "IT경기의 경우 내년 상반기부터 회복된다는 기존의 전망은 계속 유지한다"면서 "그러나 문제는 자동차.전자의 수출도 미국소비 심리 위축으로 줄어든다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