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사당국은 13일 뉴욕 소재 공항에서 또다른 테러를 기도하려 한 혐의로 최소한 8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CNN방송 등 미국언론이 보도했다.


수사당국의 한 관리는 CNN방송에 "이들의 체포로 비행기 납치가 도중에 좌절됐음이 분명해 보인다"며 "우리 사무실에서는 또다른 테러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그런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은 이날 뉴욕 존 F.케네디 공항에서 위조된 조종사 자격증을 갖고 보안구역을 통과하려던 남자 1명을 체포했다고 버나드 케릭 뉴욕 경찰국장이 밝혔다.


케릭 국장은 "보안구역을 통과하고 있는 그를 멈춰 세웠고 자격증을 조사해보니 가짜였다"면서 "용의자가 이번 테러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체포된 사람 중 일부는 아랍계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공항 관계자는 용의자가 플로리다 비행훈련학교에서 받은 조종사 자격증을 지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연방수사국(FBI)의 한 소식통은 조종사로 위장한 이 남자 외에 다른 4명이 케네디 공항에서 항공권을 구입한 뒤 모종의 기도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ABC방송은 케네디 공항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국적의 남자 1명이 체포됐으며, 이 용의자는 테러가 났던 지난 11일 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항공권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FBI는 이들의 신병을 확보한 뒤 이름을 컴퓨터에 입력, 신원을 확인중이다.


FBI 소식통은 특히 이 용의자들 중 4명이 지난 11일 테러공격이 있던 날 뉴욕소재 공항 3곳 중 1곳에 있다가 창구에서 신원 확인을 요구받자 달아난 자들과 동일인물이라고 전했다.


ABC방송은 또 뉴욕 라구아디아 공항에서 항공기 조종사 복장을 한 채 '승무원(crew)'이라고 적힌 큰 가방을 들고 가던 남자 3명이 당국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승무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항 관리들은 이들이 어느 항공사에도 소속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FBI와 뉴욕 경찰의 용의자 체포작전 때문에 항공기 착륙을 허용할 예정이던 뉴어크 공항과 케네디, 라구아디아 공항 등 뉴욕 소재 공항 3곳에 대해 오후 5시30분께 다시 착륙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