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에 또다시 "작전 괴담"이 번지고 있다. 검찰이 영남제분 대주주에 대해 주가조작 혐의로 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으로 파문은 확산일로다. '이용호 게이트'로 코스닥 시장에 불똥이 튈까 우려했던 투자자들은 "마침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 객장과 시황팀에는 "수사 리스트"를 묻는 문의전화도 쇄도했다. 전문가들은 "미꾸라지 몇 마리가 흙탕물을 일으켜 코스닥시장 전체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개인 투자자가 많고 수급 요인으로 주가가 급변하는 시장 생리로 보건대 무분별한 머니게임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 천의 얼굴을 지닌 '머니 게임' =대주주가 머니게임을 조장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들은 내부 정보로 언제든지 인위적인 주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 IPO(기업공개) 담당자들은 "일부 업체는 코스닥 입성 때부터 작전이 시작된다"고 전했다. 대주주 지분은 등록 후 일정기간 로크 업(보호예수)돼 매매가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등록 절차를 밟기 전에 일부 지분을 차명으로 감춰두는 '파킹'이 유행한다. 대주주들은 보호예수가 끝나기 전에 자금이 필요하면 주가를 올리고 숨겨둔 지분을 고가에 처분하곤 한다. 노골적인 대주주도 적지 않다. 코스닥 등록기업인 S사 영업간부는 "최근 등록기업 J사 사장이 자사 주식을 시가보다 높게 장내에서 사주면 S사 제품을 매입하겠다'는 제안을 서슴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고경영자와 협의 끝에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머니게임에 실패한 대주주는 상당한 후유증을 겪는다. 등록기업인 D사 대주주는 끌어올린 주가가 폭락하자 이를 비관, 상당기간 정신병원 신세를 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환사채(CB) 등을 싸게 발행해 넘겨주는 대신 고가 매수주문을 유도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사례도 있다. 일부 업체는 이런 지적을 의식해 CB를 되사들여 소각하기도 하는 등 허둥지둥하고 있다. ◇ 머니게임 연결고리 끊어야 =검찰은 금융감독원이 증권업협회로부터 이첩받은 자료를 토대로 선정한 작전성 주식 거래를 집중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감원도 코스닥기업을 포함해 1백여개 종목을 조사중이다. 거래소 상장기업보다는 코스닥 등록기업이 훨씬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권업협회도 올들어서만 60여건의 색깔 있는 거래를 적발, 금감원에 넘겨준 상태다. 현재 시장에선 D사와 또다른 D사 S사 J사 등이 검찰수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머니게임은 끝내는 시장을 파국으로 몰고간다. 대검 중수부가 G&G 이용호 회장을 구속한 것이나 영남제분 대주주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증시 주변의 이런 분위기를 읽은 것이란 해석도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로는 충격이 있더라도 작전세력을 철저히 수사하고 솎아내는 것이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