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컴팩 합병에 대한 부정적 해석과 나스닥 1,800선 붕괴 등 해외 악재가 주가를 깎아 내렸다. 7월 전세계 반도체판매 급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급락 등으로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크게 후퇴했다. 전날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지수가 예상치를 웃도는 47.9를 기록, 제조업 경기회복 기대감을 잠시 높이기도 했지만 휴렛팩커드 악재에 눌린 채 국내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전형범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취약하기 때문에 공격적 매수세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휴렛팩커드 등 국내외 단발성 호재가 계속 공급되지 못했다는 점도 추가반등 실패의 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건설업, 의약품 등 저가 대중주가 또 다시 빠른 순환매를 불러 들이며 낙폭 축소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5일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10시 12분 현재 552.44로 전날보다 6.35포인트, 1.14%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0.70포인트, 1.12% 떨어진 62.04를 가리키고 있다. 거래소에서는 1억9,114만주, 4,527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고 코스닥시장에서는 6,723만주, 2,060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지수선물 9월물이 전날보다 1.60포인트, 2.30% 하락한 67.95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36으로 백워데이션 전환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소폭 앞서고 있다. 매도는 차익 83억원, 비차익 56억원 등 모두 140억원인 반면 매수는 114억원에 그치고 있다. 외국인이 4억원 어치 팔아치우며 하루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선 가운데 기관이 74억원 순매도하며 이레째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개인은 82억원 어치 사들이며 엿새 연속 순매수다. 7월 전세계 반도체판매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37.2% 줄었다는 미 반도체산업협회(SIA)의 발표로 삼성전자, 아남반도체, 신성이엔지 등 국내 반도체 관련주 대부분이 1~5%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하이닉스는 개인 중심의 단기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강보합권으로 상승 반전했다. 거래량은 1억1,450만주를 넘어서고 있다. 전날 휴렛팩커드 효과로 강세를 보였던 삼보컴퓨터가 1% 안팎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현대멀티캡, KDS 등 PC관련주가 2~6% 내림세다. 영남제분은 대표이사에 대해 200억원대 자사주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소식으로 9% 가까이 급락했다. 전기전자, 통신, 종합금융, 보험, 증권 등 대부분 업종이 내림세인 가운데 건설업과 의약품이 빠른 순환매를 타며 2~4% 안팎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내린 종목수가 419개인 반면 오른 종목수는 333개로 소폭 늘어났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