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베니스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트레이닝데이(Training Day)」의 덴젤 워싱톤이 2일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트레이닝데이」는 영화「리플레이스먼트 킬러」로 데뷔한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의 흑인 감독 안토니 푸쿠아의 신작으로, 미국의 워너 브러더스가 배급을 맡았다.


한국의「투캅스」같이 타락한 베테랑 형사(덴젤 워싱톤)와 정의감 넘치는 신참 형사(에단 호크)가 콤비를 이루는 전형적인 경찰 영화다. 덴젤 워싱턴이 박중훈이라면「비포 선 라이즈」의 에단 호크는 김보성에 해당한다. 그러나 전형적인 오락 영화로 몰아 붙이기에는 전체적인 톤과 주제는 무거운 편이다.


로앤젤레스의 마약 지대에서 일하는 부패한 고참 형사 '알로조'는 갓 들어온 신참을 데리고 마약 지대를 순찰하면서 신참 '제이크'의 능력을 시험해 본다.


그는 또수사를 가장하면서 마약 조직의 돈을 빼돌리고, 이를 안 제이크는 환멸을 느낀다.


이 영화의 주연인 덴젤 워싱톤은「에너미 오브 스테이트」「크림슨 타이드」「리멤버 타이탄」등에 출연했으며, 영화「글로리」로 오스카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베테랑 배우다.


영화 속에서 주로 정의감 넘치는 인물로 그려져왔던 그는 합법과 부패의 경계에 대해 회의를 품고 부패를 일삼는 타락한 형사역인 `악역'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나는 기쁘게하고 내가 좋아하는 역할만 한다"면서 "신작「JHon Q」에선 또 다시 좋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6년 '피플지'가 뽑은 가장 색시한 남자로 선정되기도 했던 워싱톤은 18년 동안의 결혼생활에 다섯 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착실한 가장이기도 하다.


그는 "영화 속에서 '섹시 심벌'로서의 역할이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사생활과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견에는 영화 속의 과도한 폭력, 특히 흑인을 지칭하는 속어인 '검둥이'(nigger)같은 인종 편견이 담긴 용어들이 반복해서 사용되는 점 등이 지적됐다.


안토니 푸쿠아 감독은 "이 단어는 백인과 흑인 모두가 길거리에서 사용하는 단어"라면서 "캐릭터를 살리고, 현실감을 주기 위해 사용됐다"고 말했다.


촬영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묻자 덴젤 워싱톤은 "에단 호크와 나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에서 영화를 찍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면서"우리는 때때로 하루 종일 산소가 없는 차 속에서 갇혀있어야 했지만 매우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베니스=연합뉴스) 조재영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