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의 계절 9월이 열렸지만 주식투자자들은 우울하다.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지수 550선이 맥없이 무너지면서 연초수준(500선)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주말 미국증시가 하락터널에서 탈출함으로써 추가 급락의 가능성은 줄어들었지만 인천정유의 법정관리 신청과 하이닉스반도체 유동성문제가 다음주 증시를 짇누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지수가 더 떨어지더라도 500선이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악재에 민감한 시장분위기를 감안할때 추가 급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는 상황이다. ◆ 미국증시 일단 하락터널 탈출 전날 미국증시는 일부 경기지표의 호전으로 다우지수는 30.17포인트(0.30%) 오른 9,949.75, 나스닥지수는 13.75포인트(0.77%) 상승한 1,805.43을 기록했다. 미시간대학의 8월 소비자태도지수는 전달 93.5에서 91.5로 하락했으나 상무부가발표한 7월 제조업수주실적이 전월 2.9% 하락에서 0.1% 상승으로 반전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애널리스트들은 7월 소비자태도지수가 0.5%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미국증시가 하락 터널에서는 빠져나왔으나 상승폭이 미미, 장세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번주 다우지수는 4.5%, 나스닥지수는 5.8%의 주간낙폭을 기록했다. 다음주엔 8월 전국구매관리자협회지수(NAPM)가 발표되지만 전문가들은 전월에비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뉴욕증시에 짐이 될 전망이다. ◆인천정유 법정관리, 하이닉스문제 악재 자금난을 견디지못한 인천정유의 법정관리 신청과 3일로 예정된 하이닉스 관련채권단 회의가 다음주 증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정유의 금융권 부채는 1조5천여억원으로 적지않은 규모인데다 한동안 잠잠했던 대기업부도의 재연이라는 점에서 시장은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장 인천정유 여신에 대해 `정상' 또는 `요주의'로 분류했던 금융기관들은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아야한다. 은행권 여신이 전체의 85.3%인 1조2천800여억원임을 감안하면 한빛.산업.조흥.신한 등 주요 채권은행의 손실이 만만치않을 전망이다. 하이닉스 역시 주식시장의 `고민덩어리'다. 3일 열릴 채권단대표자회의에서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채무재조정안이 무사 통과된다면 일단 한숨 돌릴수 있겠으나합의를 이루지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대우 붕괴에 버금가는 폭발력으로 시장을 강타할 것이다. ◆지수 500선 지지 장담못해 전문가들은 일단 미국시장의 급락세가 멈춘만큼 종합주가지수 500선이 무너지는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국내 경제.정치 상황은 도처가 `지뢰밭'이어서 추가급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성호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국내외 여건중 증시에 우호적인 것이 별로 없어 투자분위기가 살아나기 쉽지않은 만큼 최악의 경우 500선 붕괴도 염두에 둬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500대 초반을 저점으로 잡고 580선을 고점으로 잡는 박스권 장세가9월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수가 반등할때마다 현금비중을 높여가는 투자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문광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전세계 경제의 악화국면이 3분기에도 지속될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저금리가 실물부분이나 주식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못하고 있어 500∼550선 사이의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