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 루사카대교구 엠마누엘 밀링고(71) 대주교와 결혼한 성마리아(43)씨가 29일 대주교의 결별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해 교황청과 이탈리아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 편의 '드라마'가 막을 내리게 됐다.


성마리아씨는 이날 밀링고 대주교를 만난 뒤 오후 로마에서 "남편을 너무 사랑해 (나를) 떠나겠다는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내 마음속에 그를간직하고 있다는 감정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다른 남자와 사귀지않고 한 평생 밀링고 대주교의 일을 도우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고 "내세에" 재결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성마리아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알현 후 3주동안 칩거해온 밀링고 대주교와 교황청 관계자를 이날 로마시내 아르칸겔로 호텔에서 3시간가량 면담했으며 대주교는 이 자리에서 결별의 이유를 설명하는 편지를 전달했다.


밀링고 대주교는 자필서한에서 "정결을 지키며 평생 교회에 봉사하겠다는 봉헌서약은 내게 결혼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자신 역시 성씨의 고통을 알고 있으며 매일 기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씨의 대변인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필립 섄커 목사는 밀링고-성마리아의 회동뒤 "훌륭한 만남이었다. 두 사람 모두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밝혔다"고전하고 "우리 모두는 많은 중요한 것을 배웠으며 함께 했던 이들 모두 울었다"고 밝혔다.


밀링고 대주교와 성마리아씨는 지난 5월27일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합동결혼식에서 문선명 통일교 교주의 주례로 결혼했으며 당시 밀링고는 교구내에서 무분별한 구마(驅魔)행위와 심령치료 등으로 교황청으로부터 이미 징계를 받은 상태였다.


특히 밀링고 결혼사건은 교황청을 난처하게 했을 뿐 아니라 그가 교회에서 떨어져 나와 사제 독신주의를 깰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으며 실제로 밀링고 대주교는 가톨릭교회 복귀를 결정하기 전 사제 독신주의는 모든 성직자에 독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밀링고 대주교는 지난 주 한 이탈리아TV 프라임타임 뉴스에 출연, 성마리아를 떠나 가톨릭교회의 수장인 교황에 순명하고 사제로서 독신생활을 지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당시 성씨는 로마의 한 호텔에서 TV를 지켜본 뒤 믿을 수 없다고 말하고 그가마약을 복용했다고 주장. 교황청에 남편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13일동안 단식농성을 계속해왔다.


로마 가톨릭교회는 밀링고대주교의 교황 알현이후 그가 (교회와) 화해와 반성을위해 피정중이라고 말했을 뿐 거처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밀링고 대주교도 성마리아씨와 만나 결별을 확인한 이날 역시 검정색 정상과 십자가상 목걸이를 맨 차림으로교황청 차량으로 호텔을 떠났으며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성씨는 밀링고 대주교가 결별선물로 묵주를 선물했으며 자신을 떠나는 데 대해전혀 용서를 청하지 않았지만 "(하느님안에) 한 형제로서 나를 자매로 사랑한다고말했다"고 밝혔다.


한편 토리노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1라 스탐파'는 성마리아씨가 밀링고와의 결혼에 앞서 한때 나폴리 남성과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으며 섄커 통일교 목사는 "결혼한 사실이 있다는 소문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로마 AP=연합뉴스) yy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