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호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이 새로운 자궁암과 난소암의 유전자치료의 단서를 찾아내는 개가를 올렸다. 이 교수는 "사이모신(thymosin)b-10"유전자가 난소암 세포에서 과잉 발현하면 난소암의 골격을 이루는 조직단백질인 "F-액틴(actin)"이 붕괴돼 세포자살(apoptosis)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암이 소멸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내놓았다. 이 논문은 세계적인 종양학 학술지인 "온코전(oncogene)" 가을호에 실릴 예정이다. 그는 "정상세포에서는 싸이모신b-10이 정상 수준을 유지하지만 적게 발현하면 암세포의 생성과 소멸에 관한 균형이 깨져 암세포가 증식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인위적으로 사이모신b-10유전자를 난소암세포에 집어넣어 과잉 발현시키면 암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난소암환자 13명의 세포와 정상인의 난소세포를 비교했더니 싸이모신b-10의 발현 정도와 암 발생관계 여부를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난소암 세포주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실험관내(in vitro)실험을 한 결과 "사이모신b-10" 유전자를 주입한 암세포는 거의 모두 암세포의 크기가 90%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이 유전자치료는 싸이모신b-10을 무독성의 변형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유전자 운반체)에 실어 난소암 세포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 교수는 특히 녹색 형광단백질(GFP)을 벡터의 구조에 삽입,유전자가 암세포에 잘 침투하면 녹색 형광이 나타나도록 디자인했다. 이에 따라 유전자가 암세포에 잘 침투됐는지,또 암세포의 크기가 줄었는지를 확연하게 알 수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와함께 이 교수는 형질전환성장인자(TGF)-베타를 이용한 자궁경부암의 유전자 치료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난소암 생성의 세포내 신호전달체계에 관여하는 "Smad3""Smad4" 단백질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자궁경부암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들 돌연변이 단백질의 역할을 상쇄할 수 있는 교정 단백질을 투입하면 자궁경부암의 치료효과를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도 오는 가을 미국에서 발행되는 "프레스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캔서"에 실릴 예정이다. 이 교수는 지난98년 자궁경부암과 난소암의 발병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역할과 위치에 대한 지도를 작성하는 등 이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 교수는 "유전자 벡터를 양산하고 최적화하기 위해 최근 바이오리액터(반응기)를 구입했다"며 "내년3월까지 최적화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유전자치료법 개발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97년부터 삼성서울병원의 유전자치료 연구를 주도해온 이 교수는 이 병원의 임상의학연구소장 및 분자의학연구센터장과 과학기술위원회 연구개발전문위원,국무총리 정책평가위원 등을 맡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