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증시] 수익 '경고등'...나스닥 넉달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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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에서 자동차까지'
신경제는 물론 구경제 전업종에 걸쳐 계속되는 기업수익 악화 뉴스가 월가를 짓누르고 있다.
때문에 "올해는 포기하고 내년에나 희망을 걸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21일(미국시간) 예정된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의 금리인하폭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월가는 그래서 또한번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기다리고 있다.
아베이타투자관리회사의 포트폴리오매니저인 찰스 화이트은 "올들어 7번째인 FRB의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큰 폭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것이 주가반등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휴가철을 맞아 한산한 거래량으로 소강상태를 보이던 월가는 17일 델컴퓨터 휴렛팩커드 포드자동차 등에서 쏟아져 나온 수익악화발표로 다우가 1.5%, 나스닥이 3.3% 폭락하는 등 또 한번의 작은 '검은 금요일'을 연출했다.
한주 전체로는 다우가 1.7%, 나스닥이 4.6% 하락했다.
나스닥지수 1,867.02는 지난 4월 10일(1,852.03)이후 최저수준이다.
악재발표는 세계 최대의 PC 제조업체인 델컴퓨터에서 시작됐다.
2.4분기 매출이 월가의 예상보다 1억달러이상 감소했으며 PC 수요가 크게 줄어드는데다 가격경쟁마저 치열해 3.4분기 매출과 수익도 월가의 예상을 맞추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델 주가는 곧바로 9.4% 떨어진 주당 23달러로 추락했다.
델의 경고는 최근들어 등락을 거듭하던 반도체주식에 즉각 영향을 주었다.
대표주자인 인텔이 금요일 하루에만 6.9% 하락한 28.07달러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7% 떨어졌다.
매출이 전년보다 10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발표된 휴렛팩커드도 주가가 미끄러졌다.
"델과 휴렛팩커드의 수익발표는 월가에서 가장 낙관론을 부르짖는 분석가들까지 기술주부문의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훨씬 더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게 만들 것"(캔터 피저럴드의 애널리스트인 빌 미한)이란 말까지 나왔다.
4년간 끌어온 반독점관련 재판을 연방법원에서 다룰 수 있도록 하급법원의 심리를 연기해 달라는 요청이 연방항소법원에 의해 거절된 마이크로소프트가 4.2% 하락한 61.88달러를 보이며 시장 분위기를 위축시켰다.
수익경고는 기술주에만 그치지 않았다.
포드자동차는 하반기 수익이 월가의 예상인 주당 90센트에 훨씬 못미치는 40센트에 불과하고 조만간 북미지역에서 4천~5천명의 사무직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힌뒤 주가가 7.5% 급락했다.
GM(-5%) 다임러크라이슬러(-6.9%) 등 자동차주식도 동반 하락했다.
순익악화를 발표한 의류업체 갭이 급락세를 보이는 등 거의 모든 업종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