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국의 경고에도 불구,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지난 13일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강행한 데 대해 15일에도 각국 주요 도시에서 반일 항의시위가 계속됐다. ▲베이징 중국 최고 명문대의 하나인 칭화(靑華)대 학생 30여명은 이날 오전 일본대사관 부근에 집결,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시위학생들은 경찰의 통제에 따라 질서정연한 시위를 가졌다. 시위에 참가한 한 여학생은 "우리는 일본 정부에 대해 중국과 일제치하에서 고통을 겪은 다른 아시아 인민들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시위도중 간간이 '타도 일본제국주의', '중국인민 만세'라고 구호를 외쳤다. 중국 북동부 랴오닝(遼寧)성 성도인 션양(瀋陽)에서도 일부 역사학자와 제2차세계대전 참전용사들이 깃발과 포스터를 들고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방문을 규탄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으며 전날에도 수천명의 인민들이 남부 선전(深전)에서 반일시위를 가졌다. ▲홍콩 제2차대전 일본제국주의 강점기간 홍콩화폐를 일본군 지폐로 강제교환당한 주민들에 대한 보상운동을 계획하고 있는 홍콩 전쟁배상협회도 이날 홍콩주재 일본영사관 앞에서 강력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아시아 지역 평화에 위협이 되고 있는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통한 일본군사력 확대 중단을 요구했다. 홍콩 반일행동가들은 또 전시 잔인무도함을 은패해 물의를 일으킨 일본 역사교과서에 대해 항의하는 동시에 전쟁범죄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촉구했다. 배상협회 회원들은 일본 군부가 발행한 전시화폐가 현재 '종이쪽지'에 불과하게 됐다며 이에 대한 배상을 촉구했다. 일본은 그러나 전후 일본을 점령한연합국과 대장성이 지난 1945년 9월 문제의 돈이 법적 무효임을 선언, 배상금 지급을 거부해오고 있다. 한편 아시아의 제2차세계대전 역사를 보존하기위한 홍콩연대 회원들도 오후 영사관 앞에서 일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방문에 항의하는 시위를 가질 예정이다. ▲타이베이 20여명의 우익인사들이 타이베이에 위치한 사실상의 일본대사관앞에 몰려가 일본총리의 신사참배에 분노, 항의 시위를 벌였다. 중국 통일연맹 회원들은 "일본 군국주의 망령이 아직도 살아있다" "고이즈미의 신사참배 강력반대' 등 구호가 적힌 각종 깃발과 현수막을 들고 규탄했다. 지난 1937년부터 45년까지 계속된 중일전쟁 참가자가 대부분인 이 단체 회원들은 해산하기에 앞서 일본 대표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우익 신당의 시에 치타 의원은 일본총리의 신사참매를 반대한다고 말하고 "2차대전중 3천500만명이나 되는 중국 민간인들과 350만 중국군이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하노이 베트남 노동총연맹이 발행하는 일간지 '라오동(노동)'은 이날 자 해설기사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방문이 일본내에서 정치적 정잼이 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일본 사회내 상당 부류가 아직도 과거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일본 정치인들은 보수우익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기위해 신사방문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방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일본에 대해 과거에 대한 '올바른 애해'를 촉구했다 ▲싱가포르 싱가포르 주요 일간지들도 일본총리의 야스쿠니 신사방문을 비난했다. 중국어 일간지 랸허자오바오는 이날 자 신문에서 "호감을 잃게 한 신사참배'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고이즈미 총리가 신사를 방문, "일본의 군국주의적 과거를 호도하고 있으며 아시아 각국의 정서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또 "고이즈미 총리는 신사방문 날짜를 (당초 15일에서 13일로) 앞당기긴 했으나 신사방문의 본질 자체는 바꾸지 못한다"고 말하고 "모든 이들은 야스쿠니신사가 추모의 장 그 자체가 아니라 전범들의 위패가 안치된 민감한 장소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영자 일간지인 스트레이츠 타임스도 "일본정부, 신사참배로 각국 분노무시"라는 제목을 뽑아 고이즈미의 신사참배를 비난했다. (홍콩.하노이.베이징.타이베이 AFP.교도=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