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디지털 분야 거물급 외부을 대거 스카우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중 미국 MCI사의 부사장을 지낸 김학현씨를 보좌역(부사장급)으로 영입한다고 14일 밝혔다. 대표이사의 수석비서와 같은 보좌역은 삼성전자가 주요 신규사업 진출및 해외업체와의 제휴 과정에서 기술및 경영 자문을 해주는 역할을 맡게 된다. 삼성은 이에앞서 지난해 3월 루슨트테크놀로지의 부사장을 지낸 전병표씨를 역시 보좌역으로 스카우트 했다. 또 지난 3월에는 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CTO(최고기술담당자)인 오영환 부사장을 선임,신설된 디지털미디어연구소 소장으로 임명했다. 이 연구소는 디지털TV를 비롯,MP3플레이어와 DVD플레이어 등의 원천기술을 연구,사업화하는 조직으로 삼성전자가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추진중인 디지털 미디어사업부의 두뇌집단이다. 삼성이 이처럼 거물급 해외인력의 유치와 중용(重用)에 나서는 이유는 이들이 전문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가진 것은 물론 국제감각까지 겸비,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체결된 미국 AOL타임워너와의 제휴도 지난 99년 영입한 글로벌 마케팅실의 김병국 부사장의 작품이라는게 내부적 평가. 하버드 경영학 석사출신인 김 부사장은 미국내 소프트웨어와 벤처캐피탈업계에 상당한 인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채출신 위주의 순혈주의(純血主義)를 고집하기에는 조직 규모와 매출 등 모든 면에서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점도 외부수혈을 강화하는 이유다. 삼성 관계자는 "매년 정기 임원승진 대상자에 공식 발표되지 않지만 신규 임원의 20%가량은 외부에서 영입된 최고급 연구원이나 경영전문가들"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미국에 전담 조직을 두고 전미과학협회 등을 통해 고급두뇌 스카우트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사장급 이상 11명의 최고경영진중 진대제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과 반도체 메모리사업부의 임형규 사장이 각각 IBM과 인텔사 출신이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외부 인사의 영입을 통해 조직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게 내부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