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관심이 다시 '금리인하'로 모아지고 있다. 7월 도매물가지수가 8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면서 지난 금요일 (10일) 다우지수의 세자릿수 급등을 가져왔고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던 나스닥의 낙폭도 좁혀 놓았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동안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가 오는 21일 예정된 금리결정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러나 "물가안정으로 금리인하폭이 0.5%포인트로 커지거나 이번에 0.25%포인트 내린뒤 9월에 다시한번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빌 미한 캔터피저럴드파이낸스 애널리스트)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 물가하락이 올들어 경제악화의 주범중 하나였던 에너지가격의 급락에 힘입은 것이어서 경기회복에도 도움을 줄 것이란 긍정적인 기대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런 밝은 면만 생각하기에는 상황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 나스닥이 최근 6일연속 하락하면서 2,000선은 물론 4월중순 수준인 1,950대로 추락한 것이 시장내부의 무기력함을 반영한다. 모건스탠리의 수석전략가인 바이론 윈은 "90년대말 과잉상승으로 인한 거품이 해소되려면 시간이 좀더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통상 17배선을 유지했던 S&P500종목의 주가수익비율이 올해 24배수준이라는 점"이라며 "기업들의 악화되는 수익에 비교하면 주가는 아직도 높은 편"이라고 주장한다. 지난주 나스닥의 추락은 7월결산법인인 시스코시스템스에서 시작했다. 지난 분기 수익이 주당 2센트로 작년 같은 기간(16센트)보다 크게 떨어졌고 앞으로도 당분간 좋아질 희망이 없다는 발표가 나스닥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었다. 시스코는 지난주 8.6% 하락한 주당 18.33달러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의 소프트웨어 애널리스트인 릭 셔런드가 금요일 "기업들의 투자위축으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전망과 함께 오라클과 지벨시스템스의 수익전망을 하향조정한 것도 영향을 주었다. 올 수익전망이 주당 48센트에서 46센트로 낮춰진 오라클은 이날 하루에만 5%가량 떨어지는 등 한주동안 15.8% 하락했다. 지벨스도 이날 5%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존슨&존슨 P&G 디즈니 코카콜라 등이 분전하면서 금요일 1백17.69포인트 상승한 10,416.25에 장을 마감하는 등 주간으로 1%하락에 그쳤다. 그러나 증권주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시장위축으로 주식거래는 물론 합병 기업공개 등 '수익사업'들이 크게 줄어드는 탓이다. 모건스탠리가 한주동안 11.5% 하락한 55.89달러,메릴린치가 6.7% 떨어진 53.29달러를 기록했고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도 각각 5.5% 하락했다. 부시대통령의 줄기세포연구에 대한 연방차원의 지원이 발표된 목요일 일제히 상승했던 생명공학주식은 이미 연구중인 회사를 제외한 신규 지원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금요일 스템셀스가 25% 떨어지는등 대거 침몰해 눈길을 끌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