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반등으로 한 숨 돌렸다. 나스닥 급락세 진정에 외국인 선물 매수가 어우러지며 일궈낸 나흘만의 되돌림이었다. 중소 개별 기업이 잇달아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일부 실적 호전주가 관심을 끌며 시장 분위기를 돋궜다. 그러나 선물 강세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 외에는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모멘텀 공백과 주말을 앞둔 관망세까지 겹치면서 반등 탄력은 시간이 갈수록 둔화됐다. 콜금리 인하로 국고채 기준 채권수익률이 장중 4%대로 하락,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 수준을 높이기는 했지만 현실로 시현되지는 못했다. 시중 유동성과 주식시장의 연결 고리라 할 수 있는 '경기'가 여전히 미덥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스닥 등 해외 증시의 향방도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방향을 쉽게 읽을 수 없는 이유다. 다만 이날 반등으로 20일 이동평균선 등 주요 지지선의 지지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고 증시 주변의 대기자금이 풍부하다는 사실에서 종합지수 540~550 사이에서의 하방경직성은 크게 강화됐다. 따라서 뚜렷한 경기 모멘텀이 등장하기 전까지 주가는 나스닥 등 해외 증시에 연동할 전망이다. 강한 달러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어 달러/엔 등 외환 시장 동향도 채권시장과 함께 영향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다음 주 나스닥지수가 방향성을 드러낸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오태동 세종증권 연구원은 "나스닥지수가 전저점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선과 저항선이 수렴하고 있다"며 "다음 주쯤 상승과 하락 중 어느 쪽으로든 방향성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나스닥이 중기 추세선인 1,950선을 하향 돌파할 경우 종합지수는 7월 최저점인 510선을 지나 480선까지 추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 주 뉴욕증시에서는 주요 경기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14일 7월중 소매판매를 시작으로 6월 산업재고와 7월 산업생산이 그 이튿날로 예정돼 있다. 16일에는 신규 주택착공 건수가 기다리고 있다. 21일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인하 폭을 결정하며 내구재주문 동향이 24일 발표된다. 10일 종합주가지수는 555.34로 전날보다 5.67포인트, 1.03%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장 중 내내 반등 시도와 경계 매물이 충돌하며 69선에서 등락, 결국 전날보다 0.29포인트, 0.42% 오른 69.21에 거래를 마감했다. 거래는 전날보다 한산, 거래소에서는 닷새만에 3억주 미만이 손을 옮겼다. 거래소에서는 2억7,062만주, 9,352억원 어치가, 코스닥에서는 2억9,198만주, 1조379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지수선물 9월물은 외국인 매수 공세로 장 내내 강세였다. 전날보다 0.75포인트, 1.11% 오른 68.20을 가리켰다. 시장베이시스는 현물 오름세를 따라가지 못해 마이너스 0.32로 백워데이션을 나타냈다. 선물 강세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가 매도를 앞섰다. 매수는 차익 158억원, 비차익 308억원 등 모두 46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매도는 132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가 프로그램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상승률 2%대에서 발이 묶인 채 19만원선 회복에 실패했다. 3,500원, 1.91% 오른 18만6,5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닷새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7,700만주 이상 거래된 하이닉스는 1% 가까이 올랐고 미래산업, 아남반도체, 신성이엔지 등 반도체 관련주 대부분이 1~7% 강세였다. SK텔레콤,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나란히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한국통신은 등락 없이 거래를 끝냈고 장 중 하락전환했던 현대차와 기아차는 결국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대부분 업종이 상승세를 나타낸 반면 운수장비, 건설업, 유통업, 보험 등 순환매 대상으로 주목 받았던 업종이 약세로 돌아섰다. 오른 종목이 530개였고 내린 종목은 262개였다. 상한가가 16개였던 반면 하한가는 없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상표 분쟁 해결을 재료로 이틀 강세를 이어갔고 휴먼이노텍은 상반기 경상이익 흑자 전환 발표로 2% 가까이 올랐다. 현대증권은 노조의 AIG 유상증자 반대 성명 발표에 흔들리며 하락세로 전환, 주가가 3% 이상 떨어졌다. 새롬기술은 상반기 실적 부진이 악재로 작용하며 약세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