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채권단이 GM과의 협상에서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을 별도 처리하기로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부평공장의 독자생존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평공장의 생산성이나 생산차종을 볼때 일단 독자생존은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GM이 판매를 대행해준다 해도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채권단의 입장 선회배경=정부는 대우차 매각을 더이상 미룰 경우 경기회복에 계속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가 협상을 앞두고 '부평공장은 청산가치가 더 높다'고 말한 것이나 진념 경제부총리가 '경기회복을 위해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기업의 매각작업을 조기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산업은행은 공식적으론 아직도 "일괄매각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그야말로 원칙적인 입장일뿐 내부적으로는 부평공장 분리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정부와 채권단이 부평공장 분리매각에 따른 비난여론을 일찌감치 무마하기 위해 별도 처리 방침을 흘리고 있지 않느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 ◇시한부 가동=GM이 군산과 창원공장만 인수해갈 경우 부평공장은 2∼3년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일각의 관측처럼 부평에서 나오는 차량을 GM이 사서 팔아준다는 조건을 붙이더라도 연구개발에 대한 추가투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나오는 차종이 단종되면 공장도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시한부 가동'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생산되고 있는 레간자와 매그너스 라노스의 모델변경이 이뤄지는 시점이 부평공장의 수명이 다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발중인 라노스 후속모델 T-200의 경우 GM이 군산이나 창원으로 라인을 옮겨 생산할 가능성이 높아 계속 생산이 불투명하다. 엔진공장도 GM은 올해초 아더앤더슨의 제안대로 1천5백㏄엔진 라인은 떼어내 군산으로,경차 구동장치 생산라인은 창원으로 옮기면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것. 부평은 그야말로 일시적 생산하청 기지가 되는 것이다. GM이 부평공장에 지분을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사실상의 위탁경영이다. 그러나 GM이 문제가 많다고 판단하는 부평공장에 굳이 발을 담그려 하지 않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다. 결국 부평공장 분리매각은 순차적 폐쇄를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조는 물론 인천 지역 사회와 부품협력업체 등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