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퀵퀵...전국이 '쉘 위 댄스' .. 동호인 3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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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후 10시 서울 홍익대앞 라틴댄스카페 "바히아".
40여평의 플로어에는 70여명의 남녀가 경쾌한 살사 리듬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살사에서 메렝게 탱고 등으로 음악이 바뀌면서 파트너도 교체됐다.
이들의 직업은 공무원에서부터 의사 교수 회사원 벤처기업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연령별로는 20대와 30대가 주류였고 40대도 간혹 눈에 띄었다.
성별로는 7대3 정도로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대부분 하루 일과를 마치고 기분전환을 위해 댄스카페를 찾은 사람들이다.
댄스가 대유행이다.
스포츠댄스와 라틴댄스 재즈댄스 등이 음지에서 양지로,주변문화에서 주류문화로 자리이동을 하고 있다.
댄스 장소도 캬바레중심에서 백화점 문화센터,학교,구청 등지로 급속하게 번져나가는 추세다.
서울의 강남과 대학로 신촌 등지에는 '바히아'를 비롯 '필라댄스''말만'등 댄스바와 카페 10여곳이 성업중이다.
댄스카페에 매주 한두 차례 들른다는 공무원 전순길(34·마포구청)씨는 "댄스가 건전한 스포츠의 일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며 "단순한 체력운동보다 훨씬 재미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황=한국무도교육협회(회장 박영택)는 각종 댄스를 가르치는 학원이 전국에 2천여개,댄스인구는 3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댄스인구는 1백만명을 밑돌았다.
인터넷 댄스동호인 사이트도 최근 1천개 이상으로 늘었고 회원들은 30여만명을 헤아린다.
댄스TV(www.danceTV.co.kr) 등 댄스 전문 인터넷방송도 생겼다.
한국체육진흥회 댄스스포츠 교실의 이성우 대표 강사는 "수강생들이 지난해부터 급증하면서 3백명에 달하고 있다"면서 "이는 3~4년 전에 비해 10배나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강 연령층도 초등학생들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현대백화점의 서울시내 5개 점포 문화센터는 주중과 주말 일반인 3천여명을 대상으로 댄스강연을 하고 있다.
여름강좌에는 수강생들로 만원이다.
잠실·영등포·강남점에서 일요일마다 부부 30쌍에게 라틴댄스를 가르치는 롯데백화점도 신청자가 많아 조만간 강좌 수를 늘릴 계획이다.
구로구청과 영등포구청 송파구청 등도 구민회관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댄스강좌를 열고 있다.
광진구의 중곡1,4동,자양1동 및 군자 동사무소 등도 문화교실에서 춤을 가르치고 있다.
주부 정현오(33·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씨는 "주말에 남편과 함께 와서 춤을 배우니 금실이 좋아진다"며 "다른 부부들과 어울리는 자리를 갖는 것도 즐겁다"고 말했다.
◇왜 확산되나=지난 99년 무도장과 무도학원업에 대한 정책이 규제에서 육성으로 바뀌면서 댄스 붐에 불씨가 댕겨졌다.
댄스업소 관리에 대한 근거법이 경찰청의 '풍속영업 규제에 관한 법률'에서 문화관광부의 '체육시설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로 바뀌었다.
지난해 일본영화 '쉘위댄스'가 크게 히트하고 리키 마틴 등의 라틴재즈 음악이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댄스 열풍은 가열됐다.
댄스가 스트레스 해소 및 건강증진에 효과가 있는 것도 댄스 열풍을 부추기고 있다.
춤은 장거리 걷기운동 효과가 있기 때문에 상당수 여성들은 '살빼기'를 위해 춤을 배운다.
'독신족 증가'와 '노래방 확산'등의 사회풍조도 댄스 붐에 일조했다.
◇문제는 없나='댄스 열풍'과 함께 불법 무도장이 난립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상업지역 안에서 1백평 이상의 공간과 주차장을 완비해야 하는 조건을 갖추지 못한 비인가 업소들이 전국에 1천곳이 넘는다는 게 관계자들의 추산이다.
일부 불법업소에선 불륜 등의 문제가 일어나기도 한다.
허가업소라 해도 소방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경우가 많다.
현행 규정이 실정에 맞지 않아 불법업소들이 난립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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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댄스스포츠 교과 편입 ]
댄스스포츠를 교과과정에 도입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상명대(천안캠퍼스)는 올해 사회체육학부내에 리듬(댄스)스포츠과를 개설했다.
수원여대는 지난 99년 댄스스포츠학과를 개설한 이래 올해 첫졸업생을 배출했다.
세종대도 재학생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댄스스포츠를 가르치고 있다.
숙명여대의 경우엔 올 봄학기에 댄스스포츠 등을 교육하는 생활체육과목에 2천26명의 수강생이 몰려 66개반으로 분반했다.
서울 소의초등학교와 상복초등학교는 특별활동시간에 스포츠댄스를,남성초등학교는 라틴댄스를 각각 가르친다.
동수원중학교도 특별활동시간에 라틴댄스를 교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