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1세기 전략산업으로 바이오를 선택했다.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수종사업으로 키워 두 산업을 축으로 하는 안정적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당초 정보기술(IT) 산업을 미래산업으로 키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IT투자는 수익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해 사실상 실패를 끝났다. IT산업에 비해 바이오는 기술력만 확보되면 수익모델을 창출하기가 용이하다. 물론 바이오는 성격상 투자회임기간이 길다. 그만큼 리스크도 높다. 삼성은 그러나 삼성의료원 전자 종합기술원 정밀화학 생명공학연구소 등에서 나름대로 기술을 축적해놓았기 때문에 이를 통합한 뒤 집중 투자하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욱 종합기술원장이 현재 미국의 4대 바이오 메카중 하나인 보스턴에 머무르고 있어 현지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이 집중할 분야는 반도체기술과 바이오인포매틱스(생물정보학)를 결합한 진단용 DNA칩. 기존 국내외 제품에 채택된 애피메트릭스(光 蝕刻)방법이 아니라 유전자 염기서열을 유리슬라이드 위에 분사하는 데스크 젯 프린트 방식의 DNA칩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유전자의 질병의 연관관계가 완벽하게 규명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인의 특이한 질병 발생양상을 보여주는 단일유전자변이(SNP)의 확인이 가능한 데스크젯 프린트 방식의 보다 발전된 진단용 칩을 만든다는 게 삼성의 목표다. DNA칩 개발과정등에 기술을 쌓아 궁극적으로는 바이오인포매틱스와 프로테오믹스(단백질體學)를 접목한 신약개발과 유전자치료법을 정형화시킨 치료키트 개발에 주력한다는 것. 특히 삼성의료원은 이제호 임상의학연구소장(성균관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이 자궁경부암 및 유방암,진동규 소아과 교수가 당뇨병과 소아의 선천성대사이상질환에 대한 유전자 데이터를 축적해놓고 유전자치료법을 개발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은 또 그룹의 강점인 나노테크기술(10억분의1까지 따지는 초미세기술)에 생체공학기술을 접목한 마이크로머신(바이오 멤스)도 주력분야로 꼽고있다. 바이오멤스는 미세 로봇이 혈관을 타고 움직이며 고장난 조직을 수리하는 미래 첨단의학분야의 하나로 이석한 삼성종기원 전무팀이 개발을 전담하게 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 용어설명 ] 단일염기서열변이(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휴먼게놈프로젝트에서 발표된 표준 염기서열과 특정 질환군의 염기서열을 비교했을때 염기서열이 한두개 바뀐 것을 말한다. 보통 1천2백50개의 염기중 하나꼴로 SNP가 생긴다. 인체 기능에 필수적인 유전자 중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의 염기서열이 바뀐 것만을 질병관련 SNP로 규정한다. 1천명이상을 대상으로 연구해 염기서열의 변화가 질병발생과 관련있다는게 통계학적으로 입증돼야한다. 기능을 하지 않거나 질병에 영향이 없는 부분의 염기서열 변이는 SNP로 간주하지 않는다. SNP가 존재하더라도 다른 SNP가 이를 상쇄할 경우에는 병이 발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