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구속과 펀드 손실로 위기를 겪었던 한국기술투자(KTIC)의 경영정상화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TIC가 운영하는 '기업구조조정조합1호' 조합원들은 지난달말 임시총회를 열고 지난 4월부터 KTIC와 갈등을 빚어왔던 투자 손실 문제에 대한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펀드는 KTIC가 지난 99년 결성한 구조조정펀드로 올들어 KTIC 경영진의 구속등으로 투자기업의 코스닥 등록이 지연되면서 상당한 손실이 발생, 투자자들의 거센항의를 받아왔다. KTIC는 이에 따라 조합 만기시 투자손실이 생길 경우 원금을 보전해 주고 조합만기 이전에 현금화가 어려운 조합 투자자산 137억원을 KTIC의 보유자산으로 대체해 주기로 조합원 대표들과 합의했다. KTIC 관계자는 "원금 보전의 의무는 없으나 조합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합의안을 이끌어냈다"며 "경영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펀드 문제가 해결돼 투자조합 결성 등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IC는 3일 임시주총을 열고 이정태 전 대우통신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해 포스트 서갑수회장 체제가 열리게 됐다. KTIC는 지난 99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상태인 대우통신의 경영을 맡아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이 사장의 취임이 재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IC의 서정기 팀장은 "신임 경영진의 출범과 함께 다음달 나오는 경영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 비전을 수립할 것"이라며 "비온뒤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환골탈태한 모습을 투자자들에게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