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23시(한국시각 1일 오전 8시)를 기해 활동을 재개한 '코드 레드' 바이러스는 1일 전세계의 컴퓨터들을 감염시켰으나 그 상황은 애초 예상보다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감시를 위해 미국 정부와 협력하고 있는 컴퓨터 보안 싱크 탱크인 샌스연구소의 앨런 팰러 분석국장은 "우리는 여전히 방심하지 않고 있으나 동시에 희망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샌스 데이터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마이크로소프트사의 NT 또는 윈도스 2000운영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연결 컴퓨터 가운데 11만5천대 가량이 '코드 레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컴퓨터의 비율은 처음에는 시간당 배로 증가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1주일 전 '코드 레드' 바이러스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중요 군사 사이트를 막았던 미국 국방부는 이번에도 많은 국방부 웹 사이트에 대한 일반인의 접근을 봉쇄했다. '코드 레드'는 컴퓨터 바이러스 종류의 하나다. 그러나 '코드 레드'는 어떤 사람이 확산을 돕는 일반 컴퓨터 바이러스와는 달리 다른 프로그램을 감염시키지 않고자기 자신을 복제하면서 통신망 등을 통해 널리 퍼지는 '컴퓨터 웜(worm)'으로서 대부분의 가정용 컴퓨터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보안 관계자들은 '코드 레드'가 활동을 재개하면 지난달 19일 처음 이 바이러스가 나타나 처음 9시간 동안에 25만대의 컴퓨터 시스템을 감염시킨 것과 같은 정도의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으나 이번에는 그보다 낮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지에서도 '코드 레드' 감염 피해는 아주 미미한 것으로 보고됐으며, 아시아ㆍ태평양지역 국가들도 미리 방어장치를 개선해 별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9일 처음 나타난 '코드 레드'의 웹 사이트 공격을 받았던 백악관의 애리 플레이셔 대변인은 1일 "이 바이러스의 공격에 대비해 면밀한 감시를 했으나 이번에는 백악관 웹 사이트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컴퓨터 전문가들은 컴퓨터 이용자는 이 컴퓨터 웜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예방 소프트웨어 패치를 내려받아야 한다고 여전히 경고하고 있다. (워싱턴ㆍ싱가포르 APㆍAFP=연합뉴스)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