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창업투자에 대해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추진해 왔던 안창용 벤처테크 사장이 M&A가 무산되자 유서를 쓰고 잠적했다. 안 사장은 한국창투를 인수하기 위해 지난 2월 최소 10억여원의 사설펀드를 모집하면서 6월말까지 투자원금과 함께 1백%의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금융감독원은 25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원금 또는 그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자금 모집을 금지하고 있는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안 사장을 검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또 벤처테크 설립 자금으로 2억원 상당을 모집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확한 수치는 안 사장만이 알고 있어 집계할 수 없으나 당초 안 사장이 M&A를 위해 1백억원의 자금 동원을 장담했던 점을 들어 피해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안 사장은 벤처테크에 유서만 남기고 지난 19일부터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과 연락을 끊고 있는 상태다. 그는 유서에서 "주어진 법과 제도의 테두리내에서 한발한발 전개해야 했으나 더욱 빠른 성장을 해보려는 욕심,사업변신을 통해 과거의 잘못됨을 감추고 다시 제대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오늘의 문제를 낳았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지난 4월부터 한국창투의 지분 7.29%를 장내매입하고 한국창투의 대주주인 전경련 회원사 및 리딩투자증권 등에 인수의사를 밝혔었다. 그러나 한국창투 대주주의 우호세력인 오닉스컨설팅이 지난달 28일 리딩투자증권의 지분(9.97%)을 인수한데 이어 지난 24일 8.14%를 추가매입하며 사실상 안 사장의 인수의지를 좌절시켰다. 안 사장은 보유주식을 모두 판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창투는 이날 오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50% 감자안을 승인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