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파.워.콤이 아니라 파.워.컴 입니다" 반도체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업체인 파워컴(대표 김종우)이 회사 이름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회사가 파워컴(Powercom)이라는 이름으로 법원에 등기한 것은 95년 12월. 파워컴은 반도체 및 전자부품을 유통하며 온라인사이트인 아이씨뱅크를 만드는 등 전자업계에선 꽤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작년초 한국전력이 통신망 사업을 분리,파워콤(Powercomm)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파워컴과 파워콤이 혼동되면서 갖은 "사건"들이 생겼다. 김 대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명함을 건네고 인사를 하면 "아,네 요즘 신문에 매일 나오는...만나 뵙게 되서 영광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업계 사람들을 만날 때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본의 아니게 큰 회사 이름 비슷하게 만들어 덕 보려는 사람으로 취급 받을까 하는 불편함이 느껴진다"고 하소연했다. 뿐만 아니다. 그는 "각종 소비재를 판매하는 회사들의 판촉을 위한 접근에서부터 구직하려는 사람,정부기관,언론사,장관실 등에서 걸려 오는 전화로 북새통을 이루더니 드디어는 청와대로 부터 축전까지 날라오더라"고 말했다. 파워콤 매각얘기가 자주 거론되는 요즘들어선 "회사를 팔았느냐.사업을 계속하는 거냐"등의 질문도 자주 받는다고. 김 대표는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한전과 접촉해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며 "신규사업 코스닥등록 등을 추진하는데도 회사이름이 문제될 것으로 보여 난감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파워컴은 파워콤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는데 1심에선 패소했다. 그러나 파워컴은 "대법원까지 가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