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23일 "우리는 우리의 방미가 국가의 이익, 즉 한.미동맹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에 주력했다"며 "우리의 행동은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황씨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최근의 비판글에 대한 우리의 입장' 이라는 제하의 글에서 "최근 우리에 대한 미국측의 방미 초청을 둘러싸고 비판 기사와 기고문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황씨는 자신과 함께 망명한 김덕홍씨와 공동으로 서명한 A4 용지 10쪽의 글에서" 우리는 외국을 찾은 망명객이 아니라 조국에 돌아온 한국인으로 일반 국민들과 같은 헌법상의 기본권을 누릴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우리에 대한 정부의 대우에 감사하고 있으나 물질적 대우와 우리의 신념, 양심을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의 최근 언론 기고문 등 자신들의 방미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거론하면서 "이것은 우리의 미국방문을 반대하는 것을 여론화하려는 목적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개인의 언론자유와 인권을 유린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초석을 허무는 것으로 국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특수관리를 받는 이유는 신변안전문제 때문이지 여기에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이어 "북한에 있을 때 세상에는 절대적인 천재가 한 사람 밖에 없다는 주장을 반대해 보려고 애를 썼지만 남한에 와서는 천재들이 너무 많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종석 연구위원은 "황장엽씨가 미국에 가서는 안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고 이미 기고문에 썼다"면서 "그러나 황씨의 반론에 대해 별달리 얘기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jy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