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이 안정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17일 주가와 채권값이 오르고 브라질 멕시코 등 주변국들의 통화가치도 상승했다. 아르헨티나의 야당 주지사들이 정부의 초긴축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덕이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최악의 채무디폴트(채무상환불능) 위기에서 일단 한발짝 물러났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이 거의 고갈된 상태에서 하반기에 갚아야 할 외채가 88억달러나 돼 디폴트 우려는 여전하다. 미국 은행들과의 외채상환 조정에 성공하느냐가 디폴트 여부의 관건이다. ◇시장 안정조짐=이날 긴축정책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합의가 이뤄졌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아르헨티나 증시의 메르발지수가 전날보다 4.85% 올랐다. 또 국가위험도에 따른 가산금리는 14.71%포인트로 1.58%포인트 떨어졌다. 브라질의 증시는 2.6% 상승하고 헤알화가치도 달러당 2.495헤알로 소폭 올랐다. 페론당 등 아르헨티나 야당 소속 주지사들은 이날 페르난두 델라루아 대통령과 장시간 협상끝에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의 재정지출 삭감안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 ◇지속되는 디폴트 우려=여야의 긴축정책 합의로 금융시장이 안정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디폴트 우려는 여전하다. 총외채가 국내총생산(GDP)의 반이나 되는 1천2백80억달러에 달하고 국가재정은 적자상태여서 디폴트 가능성은 살아 있다. 특히 연말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88억달러의 외채 상환기일을 연장하지 못할 경우 디폴트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JP모건 등 미국 은행들과 외채상환 조정협상을 벌여 타결해야 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