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용평가회사들의 기업 신용등급 상향조정 '러시(rush)'에 한 증권사가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신용평가등급 상향추세 과도하다"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제여건이 부정적이고 회복시점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신용등급 상향이 계속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올들어 지난 7일까지 국내 3개 신용평가회사들이 등급을 올린 기업은 98건, 내린 기업은 29건으로 소위 등급상향 성향을 나타내는 업다운레이쇼(up/down ratio)가 3.4배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수년간 신용등급 하향이 우위에 있는 무디스나 S&P 같은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의 움직임과는 상반된 추세다. 이들의 지난 해 업다운레이쇼는 각각 0.44배와 0.46배에 그쳤고 올 1.4분기에는 모두 0.29배로 더 떨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특히 최근 등급이 대거 상향된 한진그룹 계열기업 중 한꺼번에 두 단계나 오른 한진해운이나 1,2분기 연속 영업적자에 빠졌지만 등급이 오른 대한항공에 대한 평가는 "과도했다"고 통박했다. 삼성증권은 특히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한국기업평가의 업다운레이쇼가 4.3배로 경쟁업체보다 현격히 높다"며 "신용평가 수수료에 의존하는 국내 평가사의 경영여건상 수주확대를 통한 경영실적 제고를 위해 기업들의 등급상향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삼성증권은 이처럼 '후한' 등급조정이 금융시스템의 전반적인 안정성을 깨뜨리는 위험한 경영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