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에 이어 장마철이 시작되자 강원지역에서 낙석이 잇따르며 인명피해까지 발생, 대형사고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낙석 및 붕괴위험 지역에 대한 보수 공사가 예산문제 등으로 지연되거나 응급조치에 불과해 근본적인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달 30일 오후 11시 10분께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용산리 용산정수장 앞 춘천-화천 5번국도에서 10t가량의 낙석이 발생, 이곳을 지나던 마티즈 승용차 앞부분이 파손됐으며 차량운행이 전면통제 됐다. 이곳은 10여일전부터 부분적으로 돌덩이가 떨어지는 등 사고우려가 있어 응급조치를 했으나 낙석 방지망 보수에 그쳐 같은날 오전 3시께도 20여t의 낙석이 발생, 지나가던 승용차가 쏟아진 돌더미에 깔려 이 마을 현모(50.여)씨가 숨지고 아들 이모(25)씨가 다쳤다. 또 전달 18일 춘천시 사북면 고탄리 춘천호 인근 도로에서 비가 내리며 70t의 낙석이 발생했으며 21일에는 인제-고성 미시령에서 100t가량의 돌과 흙더미가 도로를 뒤덮어 6시간 동안 차량운행이 통제되는 등 곳곳에서 낙석이 잇따르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과 원주국토관리청등에 따르면 도로붕괴 낙석 등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취약도로는 국도 94개소를 비롯 지방도 34개소 시.군도 12개소등 모두 140여개소에 이르고 있다. 또 상지대 이승호(토목공학과)교수는 최근 '강원지역 도로 사면유지 및 방재관리 시스템'이라는 논문을 통해 "도내 지방도 44개 노선 1천634㎞구간은 대부분 산악지형을 절개해 개설됐으며 이 가운데 사면의 파괴활동이 관찰된 지역이 80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혀 근본적인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별로는 화천-양구 61.8㎞의 지방도 460호선이 절개사면이 급하고 오래돼 모두 33개소에서 파괴활동이 활발하고 홍천-양구간 지방도 403호가 13개소, 화천 산서-춘천 국가지원지방도 5개소, 살미-부론 지방도 531호 4개소 등에서 낙석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80개소의 위험지구에 대한 보수보강 실태는 발생한 낙석을 제거한 뒤 주의표지판을 설치한 곳이 62개소, 낙석위험 간판설치 8개소, 주의표지판 설치 6개소로 미온적인 조치만 이뤄져 낙석을 막을 수 있는 대책공법을 이용한 시공이 시급하다고 이교수는 지적했다. 한편 원주국토관리청은 낙석사고위험 구간 94개소 가운데 55개소는 현재 실시설계에 들어갔거나 보강공사를 벌이고 있으며 나머지 39개소에 대해서는 하반기에 예산을 배정 공사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관계자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땅이 바짝 말라 불안정한 상태에서 비가 내려 낙석 사고위험이 높아질수 밖에 없는 만큼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 임보연기자 limb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