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의 조기상장허용으로 지난 27일부터 원주전환이 가능해진 하이닉스반도체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 전환속도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빨라지고 있다. 1일 증권예탁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원주전환 허용 첫날인 지난 27일과 28일 이틀간 하이닉스반도체 DR의 원주전환청구량은 이틀만에 8천689만주에 달했다. 지난 15일 발행된 하이닉스반도체의 DR를 모두 원주로 전환할 경우 총 5억2천만주, 이중 국내 배정물량이 10%인 5천200만주선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투자자들은 물론 외국인 DR보유자들도 상당수가 원주전환에 가세한 셈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지난 28,29일 양일간 하이닉스반도체를 1천만주 이상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DR관리가 어려운 국내투자자들의 원주전환은 예상됐지만 외국인들도 이같이 대규모로 조기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하이닉스 DR의 가격메리트가 급격하게 상실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닉스반도체의 DR발행가가 결정된 지난 15일 하이닉스의 국내시장 종가는 4천100원으로 주당 3천100원이었던 DR를 배정받은 투자자는 환위험을 무시할 경우 주당 1천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하이닉스 원주를 DR로 교체하기 위해 원주를 대거 매도하면서 주가가 급격히 하락해 지난 29일 종가는 2천795원을 기록한 반면 29일 오후(현지시간 29일 오전)에 하이닉스의 DR가격은 원화 환산시 2천730원대까지 하락해 원주보다 오히려 싸졌다. 따라서 더 이상 DR에의 가격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하이닉스 DR를 대거 원주로 전환한 뒤 국내 증시에서 파는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의 원주전환집계가 나올 경우 전환물량은 1억주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전문가들은 "반도체의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는데다 외국인의 급격한 투매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전환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DR를 포함한 전체 상장물량이 10억주가 넘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적개선의 분명한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 한 전환요구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