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부시 미행정부가 현재 야심적으로 추진중인 국가 미사일방어계획이 당초보다 늦었을 뿐만 아니라 비현실적이라는 결론을 이미 작년에 내린 적이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국방부 내부보고서를 인용, 25일 폭로했다. 특히 미국이 실전배치 연도로 검토중인 2004년 다음해인 2005년에도 미사일방어계획을 배치하기에 지나칠 정도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의회에 전달된 미국방부 운영시험평가국의 '2000년 8월 내부 보고서'에 미사일방어계획 기술개발에서 국방부가 직면한 제반 문제점의 세부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신문은 그같은 문제점들에도 불구,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적의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시험발사 완료전에 이를 실전배치할 의향을 내비쳤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미사일방어계획 실험의 비현실적 측면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로 지난 1999년 10월 당시 시험용 탄두속에 내장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태평양 상공의목표물을 따라잡는 성능은 확인했지만 최근 실시된 2건의 시험발사는 잇따라 실패로끝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시 실험에는 실제 탄도미사일이 통상적으로 미사일 요격시스템을 혼란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첨단 유인장치들을 활용하지 않고, 대신에 각각의 실험때마다 외형이 탄두와 비슷하지도 않은 대형풍선이 사용됐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또 적의 미사일 공격을 받을 때 복수 목표물들을 가상한 시험계획조차 갖고 있지 않았으며 훈련용 시뮬레이터에는 소프트 웨어상의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특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시험결과 보고를 받은 뒤 해당 프로젝트를 연기시킨 적이 있는 미사일방어계획 기술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으며 일부 분야에서만 진전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방부 내부 보고서는 운영시험이 괄목할 만한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엄청난 비용이 투입되는 예산부담으로 앞으로 수년간 실제공격에 대응할 태세를 갖출 수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는 이어 일부 무기의 운영시스템을 실전배치하는 것은 실제 전투상황에서 효율성이 인정돼야하지만 미사일 방어계획에 활용할 만한 능력을 갖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탄도미사일 방위기구 관계자들은 일부 소프트 웨어상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 이들 문제점은 시험실시 이후 곧바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내년중 개시 예정인 향후 발사시험에서는 첨단 유인장치와 복수탄두 등 보다 가혹한 상황에서 실험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u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