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업체들이 수출로 살 길을 찾고 있다. 최근 국내 경기 침체와 함께 PC시장이 위축되면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PC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해외 시장 규모 자체가 워낙 큰 만큼 국내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세계 시장 어렵지만 수출이 살길=올들어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PC시장은 침체의 길을 걷고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세계 PC시장 규모는 1억3천만대에서 올해 1억4천4백만대,내년엔 1억6천만대로 소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올해 국내 PC시장은 작년 3백30만대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시장 상황이 어렵지만 국내 업체들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수출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PC업체들은 수출에 사활을 걸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세계 PC시장 규모는 작년과 비슷하지만 다른 외국 경쟁사들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을 확보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내 PC업체들 수출 전략=삼보컴퓨터는 현재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대량의 PC를 수출하고 있다. 수출이 오히려 국내 판매보다 4배나 많다. 작년 수출 물량은 4백만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PC시장 규모인 3백30만대보다 많은 물량이다. 삼보는 올해 세계 PC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고려해 수출 목표를 3백만대로 낮춰잡았다. 삼보는 그러나 마진이 높은 노트북PC와 포스트PC 수출에 주력해 실속있는 경영을 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안산에 포스트PC전용공장을 설립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에서 1백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특히 세계적으로 쌓은 회사 인지도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자체 브랜드 수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엔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40만대(4억달러)의 PC를 수출했다. 현대멀티캡은 최근 미국 영국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수출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안으로 1만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현대멀티캡은 PC와 함께 인터넷셋톱박스와 액정모니터 수출에 힘쓰고 있다. 인터넷셋톱박스의 경우 지난 3월 미국의 iwTV와 오는 10월까지 10만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현주컴퓨터는 현재 일본 미국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에 1만5천대를 수출했으며 올해는 3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한 업체와 2천6백대 규모의 OEM 계약을 체결했다. 현주컴퓨터는 현지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회사와 제품을 소개하고 수출상담을 벌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LG전자는 국내에서 자체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컴팩 IBM 애플컴퓨터에 OEM으로 PC를 공급하고 있다. 작년 노트북PC만 80만대를 공급했으며 올해는 1백만대가 목표다. 이미 지난 1·4분기엔 20만대를 넘어섰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