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8%에 머물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발표는 충격적이라 표현해도 좋을만큼 예상밖의 비관적 전망이다. 우선 연간 3%대의 성장률은 현재의 잠재성장률 5∼6%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인데다 외환위기 때의 마이너스 성장을 제외하고는 근래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초저수준이란 점에서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또 경기저점이 갈수록 미뤄지고 있다고 전망한 것도 주목해보아야 할 대목이다. 1.4분기를 저점으로 2.4분기부터 경기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게 그동안의 일반적인 견해였고, 한은도 지난 5월 1.4분기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서 바닥다지기에 들어섰다고 분석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1.4분기 3.7%에 이어 2.4분기 3.3%, 3.4분기 3.0%로 경기침체가 더욱 깊어지리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당분간 소득감소와 고용불안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어서 참으로 걱정스럽다.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한은이 너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고 불만인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는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는 한은의 결론이 백번 옳다고 본다. 한은의 분석대로 미국 등 세계경기의 회복이 더디고, 그로 인해 수출과 수입규모가 전년에 비해 늘지않는 정체상태를 보일 것이며, 국내 설비투자가 감소하고, 여기에 내수소비까지 둔화된다면 우리경제의 앞날은 암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자칫 성장동력이 쇄약해져 잠재성장기반마저 무너뜨릴 위험도 없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에 임해야 할 것이다. 물론 물가불안도 유념하지 않으면 안될 정책목표이지만 지금은 그보다 수출증대와 내수진작 등 수요확대에 정책의 초점을 모아야 한다. 한은 역시 자신들이 내놓은 전망을 토대로 금리조정을 포함한 적극적인 통화신용정책을 구사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