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롭기 그지없는 코스,30도를 웃도는 더위,그리고 4라운드 72홀 동안의 인내심. 14일 밤 개막되는 제 1백1회 US오픈은 골프의 모든 속성,출전선수의 총체적 기량을 시험할 수 있는 무대다. 타이거 우즈가 우승후보 '0순위'에 올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에서는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회장인 미 오클라호마주 툴사 서던힐스CC는 이 대회를 위해 온갖 어려운 요소들을 다 심어 놓았다. 전장이 7천14야드인데도 파는 70이다. 5번홀은 무려 6백55야드로 역대 이 대회 파5홀 코스 중 가장 길다. 4백50야드가 넘는 파4홀이 5개나 되며 16번홀은 무려 4백91야드에 달한다. 길이만 긴 것이 아니다. 페어웨이 폭은 30야드 안팎으로 좁고,질기디 질긴 버뮤다그래스로 된 러프 길이는 10㎝에 달한다. 여기에 그린의 굴곡이 심해 선수들을 애먹인다. 18번홀 같은 경우 그린 뒤쪽이 낮아 미들 또는 롱아이언으로 어프로치샷한 볼을 그린에 잡아두기가 무척 어렵다. 지난 58년 대회 최종일 챔피언 토미 볼트는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했다. 주최측은 우즈 등 장타자들을 견제하기 위해 코스 길이를 늘렸다. 그러나 코스가 길어져도 장타자가 유리한 것은 사실. 우즈는 연습라운드 때 유일하게 5번홀에서 2온해 '역시 우즈'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우즈를 견제하는 선수들의 눈빛도 예사롭지 않다. 데이비드 듀발과 필 미켈슨이 '메이저 첫승'을 향해 칼을 갈고 있으며 데이비스 러브3세는 최근 두 달 동안 쉬며 이 대회를 겨냥해왔다. 우즈로서는 자신과의 싸움,골프역사와의 싸움 외에 이들 우승경쟁자와 싸워 이겨야 '금자탑'을 이룰 수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