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과아시아나항공 노조를 중심으로 한 노동계의 연대파업까지 겹쳐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산업계는 하이닉스반도체의 외자유치와 대우자동차의 매각협상이 진행되고있는 상황에서 연대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경제회복을 위한 노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따라 연대파업과 관련된 각 기업들은 11일 파업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항공업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비상 근무체계에 들어가 직원휴가를 금지했으며 가용인력을 최대한 확보해 항공기 결항을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국제여객 운항편수를 95편에서 40편(42%)으로 줄이고 국제화물은 18편중 6편(33%), 국내여객은 240편중 22편(9%)을 운항할 계획이다. 국제선은 일본노선에 27편중 20편, 중국 노선은 11편중 7편을 띄워 일본, 중국등 근거리 노선 위주로 운항하며 국내선은 대중교통 확보가 곤란한 서울-제주, 제주-부산만 운항키로 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조종사 파업이 아닌만큼 국제선은 전편 운항하되 국내선은 205편중 82편만을 운항할 계획이다. 양 항공사는 노조원이 복귀할 경우 특별기 형태로 노선을 확대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하루 203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0억원 정도로추산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항공운송에 의존하는 반도체 수출의 특성상 양항공사의 파업에촉각을 기울이며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우선 삼성전자[05930]는 항공사 파업에 따른 반도체 수출차질을 막기 위해 양항공사에 대책을 요구한 결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비노조원 조종사 등을투입해 반도체 수출을 정상적으로 유지해 주겠다는 입장을 알려왔다고 11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현재 국적항공사 70%, 외국항공사 30%의 비중으로 수출 물량을 운송중이나 파업이 장기화되면 외국항공사 의존도를 높이는 등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하이닉스반도체[00660]도 월초인 관계로 수출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하고 있으나 양항공사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외국 항공사로 수송편을 바꾸는등 반도체 수출에는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항공사 파업이 장기화되면 외국항공사에 대한 항공수요 폭주로 운임상승이 예상돼 반도체 수출 채산성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화.화섬업계 등 = 여천NCC와 효성 울산공장의 파업으로 몸살을 앓았던 유화.섬유업계는 민주노총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산하 고합 울산공장, 한국합섬등 10개 사업장이 파업에 동참키로 함에 따라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고합 울산공장의 경우 노조가 없는 울산 2공장 인력을 파업이 예상되는 1공장에투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고합 관계자는 "회사 간부들을 울산에 내려보내 노조를 설득하는 작업을 현재도진행 중"이라며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방법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05380], 기아차[00270], 대우차 등 자동차업계는 이번 연대파업에 따른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파업 불똥이 자동차업계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단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2일 총파업에 대비해 오는 30일까지 김영배경총 전무를 반장으로 하는 상황반 운영에 들어갔다고 11일 밝혔다. 경총은 법제팀과 대책팀 등으로 구성된 상황반을 통해 개별 사업장의 파업 움직임을 파악하는 한편 파업 사업장에 대한 현장방문과 자문역할을 하기로 했다. 경총 관계자는 "전면 또는 부분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보이는 규모는 현재 110∼120개 사업장에 걸쳐 3만5천명 가량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협상결과를 봐야겠지만 조종사 노조와 보건의료노조의 참여 규모가 클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총은 이에앞서 각 사업장에 내려보낸 `총파업 대책'을 통해 총파업이 시작될경우 가처분제도 활용, 무노동무임금 원칙 적용, 민.형사상 책임 추궁 등 불법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을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