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관련된 주요 현안들에 대해 합의함에 따라 빠르면 올해안에 중국이 WTO에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도 유럽연합(EU)과 협상을 해야 하고 미국과 EU 각국의 의회동의를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별 문제가 안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경제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주요 쟁점들 중에서 농업보조금은 중국이 주장해온 생산가의 10% 이상과 미국측이 요구한 5% 이내의 중간선에서 타협한 것으로 보이며,보험시장 개방은 주요도시의 경우 2∼3년안에,다른 지역들은 5년안에 진입제한을 푸는 선에서 합의를 본 것 같다. 그리고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에 대해 자율적인 교역·유통권한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일정표도 마련됐을 가능성이 높다. WTO 가입은 13억 인구의 중국경제에 엄청난 기회이자 도전임에 틀림없다. 당장 미국과 EU 등으로부터 최혜국 대우를 받게됨으로써 수출이 적어도 매년 10%씩 증가할 것이며 국내총생산(GDP)도 약 0.5∼2%정도 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경제의 대외신뢰도 향상으로 제10차 5개년계획(2001∼2005년)과 서부대개발 추진 등에 필요한 막대한 외국자본 도입도 한결 쉬워질 것이다. 그러나 경제시스템을 국제기준에 맞추기 위해 개혁·개방을 한층 더 가속화해야 하는 부담 또한 작지 않다. 오는 2004년까지 농업관세율을 17%까지 낮추는데 따른 농촌경제의 타격,예상되는 국유기업의 도산과 정리해고,은행 보험 유통 통신 법률 회계 등 서비스산업의 개방과 지식재산권보호 강화에 따른 부담 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중국이 이같은 문제들에 잘 대응해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동시에, 세계경제에서 한층 커진 역할에 걸맞은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새로운 기회를 잘 살리고 장차 있을 도전에 서둘러 대비해야 하는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단기적으로는 전자 통신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연평균 5억달러 이상의 수출증대가 예상되며 금융 통신 유통 등 중국시장에 대한 투자확대가 기대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이 강화된 중국상품과 해외시장에서 경쟁심화가 불가피할 것이므로 국내기업들은 더 한층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중 경제협력 과정에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통상마찰과 투자분규,무역역조 문제 등에 대해서도 슬기로운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