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더위와 함께 생일이나 결혼 등 각종 기념일에 빵 대신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케이크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포장 상자 속에 함께 넣어주는 드라이 아이스는 `위험천만한 물질'이라는 것을 아는 소비자가 많지 않은데다 제조업체들도 뚜렷한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사고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기체인 이산화탄소를 압축해서 만든 드라이 아이스는 표면온도가 영하 78℃나되기 때문에 맨 손으로 만지면 동상을 입게 된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 얼음과 잘 구분을 못해 자칫 큰 피해를 입을 수있고 소량이라도 먹을 경우에는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아이스크림 업체 관계자들은 "어린이들이 얼음과 구분을 못해 손으로 만져 동상을 입는 사고가 매년 여러 건씩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어린이들이 드라이 아이스를 밀폐된 용기 속에 넣어 갖고 놀 경우 폭발해 인명피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실제 지난달 27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는 초등학생이 드라이 아이스를 플라스틱 병에 넣어 흔들다 폭발하는 바람에 손과 목에 파편이 박혀 다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이처럼 위험한 물질인데도 현재 아이스크림 업체들은 포장상자에 "맨손으로 만지거나 먹으면 위험하니 장갑이나 헝겊으로 싸서 꺼내라"는 간단한 경고문을 붙이는데 그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아이스크림 업체들이 드라이 아이스를 두껑속에 넣어 소비자들이 손으로 만질 수 없게 하거나 두겹으로 된 상자를 만들어 케이크와 드라이 아이스를 분리해 케이크를 꺼내는 과정에서 손에 닿지 않도록 하는 등의 배려를 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업체들도 최근에야 드라이 아이스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베스킨 라빈스의 경우 케이크를 꺼낼 때 드라이 아이스가 손에 닿지 않도록 케이크 밑바닥에 종이 끈을 부착하고 있고 다른 업체들은 망사속에 드라이 아이스를넣어주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한다고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스크림을 꺼낸 뒤 남은 드라이 아이스를 함부로 버리거나 방치할 경우 어린이들이 만져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두껑 속에 내장시켜 손으로 만질 수 없게 하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베스킨 라빈스와 롯데 나뚜루 등은 "드라이 아이스를 두껑에 내장하는 방안을 현재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기자 lyh9502@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