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12주년 기념일인 4일 밤 홍콩 빅토리아공원에는 지난해 규모를 크게 웃도는 4만8천여명이 모여희생자 추모 촛불시위를 개최, 냉각 조짐의 '6.4 열기' 소생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홍콩시민지원 애국민주운동연합회(支聯會.대표 스제토 와) 주관으로 이날 저녁 8시30분에 열린 추도집회 참석자들은 '횃불(톈안먼의 정신)을 후세에 전하세' 등의 구호를 외치며 6.4 재평가, 중국 민주화 등을 촉구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5일 6.4 사건에 대한 감정이 점차 잊혀지는 듯 했으나 4일 밤 4만8천여개의 횃불 점등으로 다시 타올랐다고 논평했다. 성도(星島)일보와 반중국 성향의 빈과(果)일보 등 홍콩 신문들은각각 '지난해 규모를 웃도는 5만 남짓 6.4추도', '12년 세월 불구 핏자국 여전' 등의 제목으로 촛불시위 상황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지련회의 스제토 와 대표는 이날 치사에서 지난해 규모를 크게 웃도는 추도 인파에 만족한 듯 "홍콩주민의 양심은 아직 죽지 않았으며 이는 홍콩의 자랑"이라고평가한 뒤 "지련회는 어떤 광풍이나 거센 파도가 불어닥쳐도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도 인파 규모는 6.4 사태 1주년이었던 90년의 15만명(이하 지련회 추산 규모)91년 10만명, 93년 4만명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크게 줄었다. 그러나 10주년이었던 99년 7만명으로 다시 증가했다가 지난해 4만명으로 대폭 감소, '톈안먼 열기'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돼 왔다. 홍콩대학 신문연구센터가 지난달 25-29일 시민 7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6.4사건' 재평가 지지도 조사 결과 97년의 50%보다 10%나 떨어진 40%에 불과했으며 지난 달 27일(일요일) 지련회가 개최한 12주년 기념시위에도 사상 최저 규모인 1천500여명의 시민들만이 참여, 톈안먼 사태에 대한 관심이 옅어진 것으로 풀이돼 왔다. 한편 이날 추도회장에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출신의 리시라이(李洗來.31)가 참석, 주목을 끌었다. 리시라이는 "6.4 추도회 참석이 처음이며 그동안 매일 비밀리에 일기를 쓰면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고 밝히고 "민주화 쟁취를 위해서는 정부에 의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일간 명보(明報)가 보도했다. 명보는 그러나 리시라이가 어떻게 홍콩으로 건너와 추도식에 참석했는지 등에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