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의 ''실적예고 발표시즌''(preannouncement season)이 우울하게 시작됐다.

서버 및 메인스테이션 메이커로 기술주의 대표주자중 하나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지난달 30일 2·4분기(4~6월) 실적이 예상보다 나쁠 것이라고 일찌감치 실토했다.

가전제품 판매업체인 래디오색과 사라리도 실적악화를 예고했다.

이 3사는 미 기업들이 2·4분기 실적전망치를 미리 발표하는 ''예고발표시즌''의 척후병들이다.

시즌은 6월 중순에 본격화된다.

척후병들의 보고내용이 어둡자 미국 증시는 급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18%(91.04포인트) 떨어진 2,084.50로 2주일 여만에 다시 2,100선 아래로 내려갔다.

다우지수도 1.51%(166.50포인트) 빠진 10,872.64에 폐장, 5월15일 이후 처음으로 11,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나스닥지수 2,100선과 다우지수 11,000선은 심리적으로 중요한 저항선이었다.

저항선들이 무너짐에 따라 미 증시는 1개월 여동안의 상승세에서 이탈,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미 증시 급락의 원인 제공자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였다.

이 회사는 2·4분기 매출이 38억~40억달러,순익은 주당 2~4센트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44억달러,6센트)는 물론 지난 1·4분기 실적(41억달러,8센트)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이 추정발표가 나오자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주가는 약 13%(2.42달러) 폭락했다.

그 여파로 같은 첨단 기술업체들인 오라클 시스코시스템스 IBM 인텔의 주가들도 일제히 급락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실적악화 경고후 월가의 증시애널리스트들은 기업들의 2·4분기 실적전망치를 낮췄다.

시장조사업체인 톰슨파이낸셜은 이날 애널리스트들의 진단을 토대로 S&P500지수 기업들의 순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12.2% 줄어들 것이라고 수정 전망했다.

한달 전에는 6.3%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6월 중순에 기업들의 실적악화 예고발표가 본격화되면 뉴욕 증시가 다시 지난 3월과 같은 폭락장세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