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과 산업은행간 포괄적 업무제휴는 은행권의 영업환경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올 전망이다.

일단 소매금융시장을 둘러싼 은행간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한빛은행의 전국 영업망을 통해 소매금융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산은은 국가 신용도와 똑같은 신용등급과 파생금융상품개발 등에서의 앞선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인고객들에게 적절한 재테크 상품을 판매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소매금융시장 쟁탈전이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 외에 국책은행까지 뛰어드는 ''3파전''으로 확대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번 업무제휴는 특히 수익성이 은행 경영전략에 있어 가장 우선시되고 있음을 확인해주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

한빛은행은 지점망을 빌려주는 대가로 수수료 수입과 외화자금조달,기업심사기법 활용 등을 기대하고 있다.

산은도 신규점포 개설보단 타 은행 점포망을 적극 활용,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확실한 영업기반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간 최초의 업무제휴라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앞으로 금융회사간 전략적 제휴가 전방위에서 일어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은행간 업무제휴는 수출입은행과 하나은행이 수출입기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과 한미와 평화은행이 공공기관인 우체국의 전산망을 빌려 입출금업무를 실시한 것 뿐이었다.

내년부터 실시될 은행과 보험사간 업무제휴인 ''방카슈랑스''를 준비하는 움직임만 간혹 있었을 뿐이다.

이번 산은과 한빛은행간 업무제휴는 이처럼 제한적이었던 은행간 합종연횡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국민과 주택은행간 합병, 정부주도의 금융지주회사 출범 등에 이은 두 은행간 제휴는 다른 시중은행들에도 독자생존 전략의 재정비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덕훈 한빛은행장은 "산업은행과의 업무제휴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윈윈전략"이라며 "수익성 위주의 경영이 최대 관심사인 만큼 서로간 이해관계가 맞는다면 다양한 형태의 제휴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