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들의 전환사채(CB)를 묶어 기술신용보증기금 보증으로 발행한 프라이머리 CBO(발행시장 채권담보부증권)에 일부업체들이 참여를 취소했다.

이들 기업은 주간사인 동양종금이 심사한 2백66개 업체 가운데 기술신보가 최종 선정한 업체들이다.

이로 인해 정작 자금난을 겪고있는 일부 벤처기업들은 제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막히는 등 프라이머리 CBO의 주먹구구식 발행에 따른 후유증이 확산되고 있다.

이달초 동양종금이 주간사가 돼 자체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벤처기업들의 전환사채를 묶어 3천8백억원의 프라이머리 CBO를 발행키로 하고 보증업체인 기술신보가 지원대상업체 1백75개사를 선정했다.

그러나 동양종금은 최종적으로 3천6백18억원의 CBO를 발행하는 데 그쳤다.

음반제작업체인 D사 W엔터테인먼트 M테크 K컨설팅 등 9개사가 1백82억원 어치의 전환사채 발행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이 금액은 벤처기업에 4억∼5억원씩 보증 지원한다면 40여개 업체가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규모다.

전환사채 발행을 취소한 기업들은 발행 이자가 높아 CBO 참여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5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CBO에 참여키로 했던 D사는 만기보장 이자가 10%가 넘는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서둘러 취소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표면 금리가 3%라는 말만 믿고 CBO에 참여하려 했다"며 "외국 투자회사가 6%의 이자율을 제시한 것도 거절했는데 높은 이자를 주고 굳이 전환사채를 발행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술신보는 "1백억원 정도가 발행 취소될 것을 예상해 발행 규모를 1백억원 늘려잡았다"며 "예상외로 취소 업체가 많기는 하지만 취소 금액만큼 이미 탈락한 기업을 구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