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최대 스토리지업체 EMC ''마이클 룻거스 회장'' ]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는 실패에 대해 분석하지만 유능한 CEO는 오히려 성공에 대해 분석합니다"

24일 한국을 방문한 세계 스토리지(저장장치) 시장의 선두주자인 EMC의 마이클 룻거스(58) 회장은 CEO에 대한 견해를 이같이 밝혔다.

지난 1월 CEO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훌륭한 CEO는 사업이 성공했을 때 단순히 시장상황이 좋았기 때문인지 경영을 잘한 덕분인지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운이 좋아야 하겠지만 실제로 어떻게 경영을 했는지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EMC는 전세계 스토리지 시장에서 30%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회사.전세계 스토리지 시장은 올해 3백70억달러(약 44조원),내년엔 4백40억달러(약 53조원)인 거대한 규모다.

EMC는 1992년 룻거스 회장이 CEO에 오른 뒤 급성장하고 있다.

그는 "CEO는 현재 시장상황이 좋더라도 앞을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어도 상황이 언제까지 좋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걸음 앞을 내다보고 사업분야를 결정한 후 그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같은 논리를 자신의 사업에 그대로 적용했다.

지난 93년 메인프레임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분야를 오픈시스템을 위한 스토리지로 바꿨다.

고객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시장이 오픈시스템으로 나갈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EMC는 부진한 메인프레임 시장에서도 고속성장을 계속할 수 있었다.

"경영자로서 가장 어려운 일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새 시장에 뛰어드는 것입니다"

그는 한 회사가 새로운 분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직원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꼽았다.

회사의 성공은 직원들의 생산성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있다는 설명이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