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구원왕 후보''

해태의 ''소방대장'' 오봉옥이 구원왕 경쟁에 명함을 내밀었다.

리베라(삼성) 위재영(현대) 진필중(두산)의 삼각대결로 압축되던 구원부문 레이스 대열에 당당히 나선 것이다.

오봉옥은 16일과 17일 SK와 벌인 시즌 5,6차전에서 각각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2세이브포인트를 추가했다.

이로써 오봉옥은 9세이브포인트를 기록,지난해 구원왕 진필중과 함께 공동 3위 자리에 올라섰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 리베라와는 5포인트차까지 접근했다.

사실 시즌 초반에만 해도 오봉옥의 상위 랭킹 진입은 힘들다는 시각이 많았다.

레이스를 함께 벌이는 이들 세 선수 외에도 강상수 조웅천 등 내로라하는 각 팀의 소방수들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흔들리던 모습도 불안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지난달 5일 개막전에서는 9회말 2사 상황에 등판해 사구와 홈런 등을 내주며 2실점했고 지난달 12일에는 안타 4개에 폭투까지 곁들이며 4실점하는 등 소방수로서 미덥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5월 들어서는 한층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12경기에서 단 1점만을 내주며 해태의 뒷문을 걸어잠그고 있다.

특히 4월과 달리 1,2점차의 긴박한 리드 상황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든든함을 주고 있다.

상승세의 원인은 무엇보다 달라진 구질이다.

시즌 초반 처지던 볼 스피드가 살아나면서 이제는 1백45㎞를 웃돌고 있다.

결정구로 쓰이는 체인지업의 위력이 거세지면서 위기상황에서도 대담한 투구를 보이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