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로(Vitro)라는 자체 브랜드 신발을 생산하고 있는 학산의 부산 광안리 본사 건물 4층에 이원목(50) 대표의 방이 있다.

이 대표의 방을 방문해 본 사람들은 모두가 놀란다.

지난해 매출 4백80억원을 올린 대표이사 사무실 치고는 매우 작은 3평 남짓한 규모 때문이다.

그 흔한 에어컨과 난방기구도 없다.

여름엔 부채가 있으면 족하고 겨울엔 덧입을 파카 하나만 있으면 견딜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대로 직원들은 여름엔 시원하게 겨울엔 따뜻하게 보낸다.

이 대표의 ''직원 숭배경영''에 따른 결과다.

대표이사가 사무실에 편안하게 앉아 있어서는 안된다는 그의 소신이기도 하다.

그의 이같은 철학은 직원들의 먹거리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 학장동 사상공단에 있는 신발공장은 한달에 두번씩 두부 공장으로 변한다.

1백10여명의 직원들이 퇴근할 때 두부 3∼5모씩을 받아들고 간다.

강원도 산골에서 난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다.

먹거리의 걱정에서 벗어나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의 발로다.

식당 자체도 레스토랑을 뺨친다.

접착제 냄새와 피혁냄새가 나는 신발공장 식당이라고 부를 수 없다.

단연 안락한 분위기의 이 식당은 사상공단 내에서 화제다.

지난달엔 4천여만원을 들여 재단장했다.

직원 사랑은 다른 부문으로도 이어진다.

매주 수요일 저녁에는 어느 누구도 이 대표와 약속을 할 수 없다.

수요일이면 만사 제쳐 놓고 지체 장애인을 돌보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고아원 등을 찾아 재고 신발을 모아 기증한다.

신발업체들이 불황의 늪에 허덕이는데도 연평균 10∼20%씩 매출이 늘고 있다.

올 매출목표는 5백50억원.

직원들은 사장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온힘을 다해 뛰고 있다.

직원 숭배가 회사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051)757-8191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