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전체 그림에 변화가 생겼다.

예상외로 크게 높아진 4월 실업률로 경기바닥론이 약해졌다.

미 노동부는 지난 주말 4월 실업률이 전달의 4.3%에서 4.5%로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8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또 이 기간에 22만3천명이 일자리를 잃어 2개월 연속 일자리가 줄었다.

당초 예상은 ''4.4%의 실업률에 2만개의 일자리 증가''였다.

◇ 실업률 급등의 의미 =미 경제가 앞으로 더 나빠질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메릴린치증권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5월에도 일자리 수가 줄어 3개월 연속 감소 상황이 전개되면 미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의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존행콕파이낸셜서비스사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빌 체니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50%로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수많은 경기지표중 하나인 실업률이 급등한 것에 대해 이렇게 우울한 분석이 나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실업률은 국민의 소비지출과 직결돼 있다.

그리고 이 소비지출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67%를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경제 동력이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실직자가 늘어나면 국민소비는 감소, 경기 침체나 경기 둔화가 초래된다.

1분기에 2%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소비 지출이 3.1% 증가한 덕이었다.

기업들의 감원이 이어지고 있어 5월에도 실업률이 높아지고 일자리는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 경제가 2분기(4~6월)에는 마이너스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 확실해진 추가금리인하 =실업률 급등으로 오는 15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가 거의 확실하다.

로이터통신이 실업률 발표 직후 25명의 월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4명이 금리인하를 점쳤다.

인하폭은 0.5%포인트가 다수였다.

이들중 절반은 또 오는 6월에도 금리가 0.25%포인트 더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 사정이 예상보다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나자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약해진 탓이다.

특히 지난 1분기의 2% 성장률은 희소식이긴 하지만 이것도 확정치가 아닌 잠정치다.

앞으로 두차례에 걸쳐 수정이 이뤄지면 성장률은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종 확정치가 나오는 오는 6월말을 전후해서 금리가 또 인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UBS워버그증권의 이코노미스트 짐 오설리번은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이 ''실업률 급등-소비감소-경기침체''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금리를 내릴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실업률 급등에도 불구, 지난 주말에 다우지수와 나스닥주가가 각각 1.4%와 2.1% 오른 것도 금리인하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