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지하철이 최근 일부 역에 방향제를 도입했다.

잦은 지하철 고장에 파업으로 짜증이 난 런던 지하철 통근자들의 기분을 풀어주리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방향제가 지하철의 악취를 해결해 주진 못했다.

영국 임페리얼 케미컬 인더스트리의 자회사인 퀘스트 인터내셔널이 개발한 이 방향제는 역무원들이 등에 방향제가 담긴 탱크를 메고 돌아다니면서 바닥에 뿌리도록 돼 있다.

회사측은 이 제품이 "상쾌하고 촉촉한 장미꽃과 자스민 다발에 감귤냄새를 가미한 향기를 내뿜는다"고 밝혔다.

이 방향제를 바닥에 뿌리면 사람들이 그 위를 걸을 때마다 미세한 방울이 터지면서 향기가 난다.

그러나 영국 언론들은 이 향기에 대해 엇갈린 평을 내놓았다.

데일리 텔레그래프지(紙)는 지난 1일자 신문에서 "이 방향제는 땀에 젖은 통근자, 등에 가방을 멘 승객에게서 나는 냄새와 여기에 음식물 포장지의 희미한 냄새까지 곁들여지는 지하철 특유의 악취를 죽이기에는 너무 약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한 역에서는 방향제를 뿌리는 스프레이 기구가 이틀만에 고장나 버렸다.

이 기구는 한달동안 버티도록 설계됐었다.

하지만 사고로 얼룩진 런던 지하철의 보수기록을 감안하면 이 정도는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런던 지하철의 대변인인 라첼 헤거드는 방향제 문제에 침착하게 대응했다.

"지금은 시험중이란 사실을 잊지 마세요. 시험기간중에는 종종 일이 잘못되게 마련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