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 내리 하락하면서 1300원에 다가섰다.

개장초부터 20원에 가까운 폭락세를 보인 환율은 지난 금요일 마감가인 1,327.60원에서 1,300원까지 찍음으로써 하락의 골이 상당히 깊어진 면모를 보였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월요일보다 16.90원 낮은 1,302.80원에 마감했다. 장 막판 달러/엔이 121엔 중반으로 가라앉고 은행권에서 달러되팔기에 적극 나서 하락폭이 다시 깊어졌다.

장중 흐름은 원화나 엔화나 추세 자체를 읽기 어렵고 개장가가 큰 폭으로 등락한 뒤 박스권에 갇혀버리는 양상이다.

밤새 뉴욕에서의 달러/엔 움직임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3일 환율은 1,300원 아래쪽으로 시도할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뉴욕에서 달러/엔이 121엔을 지지하더라도 121.40엔이 무너지면 은행권에서 달러되팔기가 적극 나올 것"이라며 "내일이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율이 1,280원까지도 내려갈 여지가 있는 반면 달러사자(롱) 마인드가 크게 수그러들어 위쪽으로는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1,300원 아래는 외환당국도 부담스런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어 하락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업체에서 급하게 팔 물량이나 외자유치분까지 솔솔 나오고 있다는 얘기가 있어 수급상으로도 아래쪽이 편하다"며 "그러나 1,300원 아래로 내려서면 역외세력이 손해볼 것을 우려해 지난번과 같이 매수에 적극 나설 수도 있고 당국도 1,300원 아래서 국책은행을 통해 물량을 거둬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 달러/엔 121엔대로 하락 = 달러/엔 환율이 지난 월요일 124엔대를 위협하던 때와 정반대로 121엔대까지 크게 떨어졌다. 달러/엔은 1일 뉴욕장에서 122.02엔에 마감된 뒤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내림세를 이어가며 개장초 121.63엔까지 떨어졌다.

이후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매수세로 122.15엔까지 올라서기도 했으나 대체로 121.80∼122엔에서 움직이는 양상을 보였다. 최근 이틀 동안 달러/엔은 1.5%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런던장에서 하락폭을 다소 넓히며 지지선인 121.50엔대까지 내려서 아래쪽으로 쏠려있는 분위기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도쿄시장이 내일부터 휴가에 들어가긴 하나 다른 시장에서 아래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121.40엔이 차트분석상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리바운딩 하지 않으면 달러/엔도 위쪽으로 어렵고 현 수준을 유지하면 아래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많다"고 덧붙였다.

달러/엔 움직임에 따른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는 역외세력은 개장초 1,300원까지 낮아진 환율수준에서 달러매수에 나섰으나 장중 달러/엔 움직임이 제한되자 관망세로 돌아섰다.

업체들도 환율폭락을 틈 타 저가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 환율의 추가하락을 저지했으나 큰 규모의 결제수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월된 네고물량은 기준환율에 비해 크게 낮아진 환율수준으로 인해 출회가 자제됐으며 공급된 물량도 결제수요에 의해 흡수됐다.

시장은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달러/엔이 이틀 내리 하락세를 보여 121엔대로 가라앉고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이 1,310원 언저리까지 접근한 점을 반영, 지난 월요일보다 19.70원이나 폭락한 1,3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은 개장 직후 1,300원을 지지선으로 추격매도는 자제된 채 달러/엔이 122엔대로 반등하고 업체들의 결제수요가 가담, 낙폭을 줄이며 1,307.50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환율은 소폭 되밀려 1,306원에 오전거래를 마감한 뒤 1,305.90원에 오후 거래를 재개했다.

달러/엔 환율의 조그만 움직임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인 환율은 대체적으로 1,303∼1,305원대의 박스권내에서 횡보했다.

장중 고점은 1,307.50원, 저점은 개장가인 1,300원이 유지됐다. 개장가 폭락세가 20원에 가까웠던 반면 등락폭은 7.50원으로 장중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4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3,000억원을 넘어섰다. 거래소에서 2,855억원, 코스닥에서 218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주가도 두달만에 580선을 돌파, 지난 월요일보다 6.34포인트, 1.10% 오른 583.70으로 마감, 환율하락에 심리적 영향을 줬다.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6,2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9,7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7억5,000만달러, 6억5,900만달러가 거래됐다. 기준환율은 1,304.50원으로 결정됐다.

한편 지난달말 외환보유액은 넉달 내리 감소세를 보이며 3월말에 비해 9억6,500만달러가 준 934억7,9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