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7일 오후 상공의 날 수상자 및 지역상공인 1백54명을 청와대로 초청, 다과를 함께하면서 두가지 중요한 얘기를 했다.

하나는 자신의 ''기업윤리관''을 처음으로 피력한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하반기 경기예측이다.

김 대통령은 기업윤리관과 관련, "더 많이 벌어 세금을 내면 이것이 곧 기업의 윤리"라고 정의했다.

김 대통령은 "유한양행의 창업주인 고 유일한 선생은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했다"면서 "그렇게 돈을 사회에 내는 것은 부자의 윤리일뿐 기업인의 윤리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대통령은 "기업인은 사회에 돈을 낼 이유가 없다"고 다소 역설적으로 표현한 후 "기업은 돈을 벌어 소비자와 노동자에게 이득을 주고 나머지는 다시 투자해 돈을 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인의 첫번째 사명은 소비자와 노동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김 대통령은 또 하반기 경기침체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구조조정의 틀을 마련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평소의 입장과는 상반된 발언이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은 물론 "경기침체가 상반기에 끝나고 하반기에는 좋아질 수도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해외 경제여건이 불투명한 데다 경제연구소들이 잇따라 올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조정하자 경기침체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