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韓美 FTA 재시도를 .. 최병일 <이대 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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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1천3백50원대로 떨어지는 데도 수출이 줄어들었다고 난리다.
더 이상 중국이나 동남아 개도국의 저임금수준과 가격경쟁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의 평가절하에 의해 무슨 묘수라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미국경제가 10년의 활황을 마감하고 경기하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한국의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에서의 수출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일본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또한 한국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미국경제의 하강은 보호주의의 시대가 도래함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필자가 수차 지적한 대로 한.미간 통상분쟁이 지난 몇년간의 그것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전개될 것이다.
한국의 자동차시장, 농산물시장, 스크린 쿼터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서 미국은 여러 차례 문제 제기를 했고, 얼마전 간행된 세계 각국의 무역장벽보고서에서 이러한 입장을 다시 한번 정리한 바 있다.
이러한 문제인식에 기초하여 미국은 한국과 단순히 특정분야 몇개의 시장 개방문제만을 다루는 방식보다 전반적인 통상 현안과 중장기적인 과제를 동시에 다루는 포괄적인 논의방식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한국의 목표가 통상현안이 되는 문제를 임시방편으로 피해가는 것이라면, 미국의 이러한 포괄적인 협상방식은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규모나 외국경제와의 연결고리는 뜨거운 감자를 다른 사람에게 던져 버리는 방식으로서는 더 이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현 정권 출범 이후 시도됐던 한.미투자협정의 출발도 바로 이러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경제의 운영틀을 보다 선진화시키고 경제개혁과 구조조정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던 이 투자협정은 좌초되고 말았다.
''IMF가 끝났다''는 선언과 함께 한국경제가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절박감도 사라져 버리고 외국인투자에 대한 과거의 기피증이 되살아 났으며 수입을 저지해서라도 무역수지를 흑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중상주의 사고가 민족주의라는 탈을 쓰고 되살아 났다.
경제개혁을 계속하다가는 한국경제가 미국 등 구미열강에 완전 종속될 것라는 이 땅 식자들의 근거없는 걱정도 중상주의의 부활을 부채질하고 있다.
세계화를 정글의 법칙에 비유하고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을 거대공룡인 강대국과 애송이 한국이 1백m 달리기 하는 것에 비유하는 이들의 사고 속에 한국은 시장개방을 거부해야만 정의롭게 설 수 있는 억압받는 국가로만 존재한다.
자유무역이 이루어지고 경쟁이 촉진된다면 한국이 보다 덩치 큰 강대국들에 잡아 먹힌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국제무대에서 국가와 국가가 경제전쟁을 한다는 논리는 실체적 진실과는 동 떨어져 있다.
1인당 GDP, 무역흑자 등으로 전 세계 국가들을 줄 세울 수는 있지만, 이러한 지표가 승자와 패자의 의미와는 무관하다.
한 국가가 열심히 수출을 하는 이유는 더 많이 수입하기 위해서다.
그 나라가 유한한 자원을 들여 생산하기에는 기술력이나 경영능력 등이 떨어지는 제품들을 수입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이들 제품을 수입하지 않고 국내생산에 의존하게 된다면 생산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해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을 지불하면서도 소비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국가간의 무역확대는 개별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비효율적인 생산분야의 소비를 확대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또 다른 형태의 생산기술이다(수출이 생산요소이고 수입이 산출물이 되는).
무역이 확대될수록 이 생산기술은 더 효율적이 된다.
명확한 거래의 법칙을 이해하는 사람에게 자유무역은 더 이상 정글의 법칙이 아닌, 상생의 원리로 자리잡게 된다.
어려울 때 다시 한번 한국경제의 근본 틀을 재점검하고 튼튼히 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좌초되었던 한.미투자협정 논의를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다시 한번 시작해 볼 때다.
byc@mm.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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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더 이상 중국이나 동남아 개도국의 저임금수준과 가격경쟁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의 평가절하에 의해 무슨 묘수라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미국경제가 10년의 활황을 마감하고 경기하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한국의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에서의 수출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일본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또한 한국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미국경제의 하강은 보호주의의 시대가 도래함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필자가 수차 지적한 대로 한.미간 통상분쟁이 지난 몇년간의 그것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전개될 것이다.
한국의 자동차시장, 농산물시장, 스크린 쿼터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서 미국은 여러 차례 문제 제기를 했고, 얼마전 간행된 세계 각국의 무역장벽보고서에서 이러한 입장을 다시 한번 정리한 바 있다.
이러한 문제인식에 기초하여 미국은 한국과 단순히 특정분야 몇개의 시장 개방문제만을 다루는 방식보다 전반적인 통상 현안과 중장기적인 과제를 동시에 다루는 포괄적인 논의방식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한국의 목표가 통상현안이 되는 문제를 임시방편으로 피해가는 것이라면, 미국의 이러한 포괄적인 협상방식은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규모나 외국경제와의 연결고리는 뜨거운 감자를 다른 사람에게 던져 버리는 방식으로서는 더 이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현 정권 출범 이후 시도됐던 한.미투자협정의 출발도 바로 이러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경제의 운영틀을 보다 선진화시키고 경제개혁과 구조조정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던 이 투자협정은 좌초되고 말았다.
''IMF가 끝났다''는 선언과 함께 한국경제가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절박감도 사라져 버리고 외국인투자에 대한 과거의 기피증이 되살아 났으며 수입을 저지해서라도 무역수지를 흑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중상주의 사고가 민족주의라는 탈을 쓰고 되살아 났다.
경제개혁을 계속하다가는 한국경제가 미국 등 구미열강에 완전 종속될 것라는 이 땅 식자들의 근거없는 걱정도 중상주의의 부활을 부채질하고 있다.
세계화를 정글의 법칙에 비유하고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을 거대공룡인 강대국과 애송이 한국이 1백m 달리기 하는 것에 비유하는 이들의 사고 속에 한국은 시장개방을 거부해야만 정의롭게 설 수 있는 억압받는 국가로만 존재한다.
자유무역이 이루어지고 경쟁이 촉진된다면 한국이 보다 덩치 큰 강대국들에 잡아 먹힌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국제무대에서 국가와 국가가 경제전쟁을 한다는 논리는 실체적 진실과는 동 떨어져 있다.
1인당 GDP, 무역흑자 등으로 전 세계 국가들을 줄 세울 수는 있지만, 이러한 지표가 승자와 패자의 의미와는 무관하다.
한 국가가 열심히 수출을 하는 이유는 더 많이 수입하기 위해서다.
그 나라가 유한한 자원을 들여 생산하기에는 기술력이나 경영능력 등이 떨어지는 제품들을 수입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이들 제품을 수입하지 않고 국내생산에 의존하게 된다면 생산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해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을 지불하면서도 소비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국가간의 무역확대는 개별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비효율적인 생산분야의 소비를 확대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또 다른 형태의 생산기술이다(수출이 생산요소이고 수입이 산출물이 되는).
무역이 확대될수록 이 생산기술은 더 효율적이 된다.
명확한 거래의 법칙을 이해하는 사람에게 자유무역은 더 이상 정글의 법칙이 아닌, 상생의 원리로 자리잡게 된다.
어려울 때 다시 한번 한국경제의 근본 틀을 재점검하고 튼튼히 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좌초되었던 한.미투자협정 논의를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다시 한번 시작해 볼 때다.
byc@mm.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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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