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금리가 뚜렷한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전날 뉴욕증시가 급등했다.

10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0,000과 1,800을 회복했다.

역외선물환시장(NDF) 환율도 달러/엔 환율이 124엔 초반까지 내려서자 내림세를 타 1,328/29원에 거래를 마쳤다.

◆ 반도체주 올랐다 =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날 리만 브러더스와 살로먼 스미스 바니 증권사의 우울한 전망을 딛고 9.45% 뛰어올랐다.

하지만 뉴욕증시는 아직도 이렇다할 지지기반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다. 영국 통신장비 업체 마르코니가 하향조정한 실적전망은 달성하겠다는 소식에 개장과 동시에 단기매수세가 몰린 것.

반도체주 강세도 증권사 및 해당 업체의 경고를 무시한 채 반등했다. CSFB와 UBS워버그 등 증권사는 반도체장비업체 매출전망을 더 하향조정했고 사이프레스는 주문 취소를 이유로 들어 이번 분기까지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았다.

게다가 이날 장 종료 후 모토롤라는 1/4분기 매출이 11% 줄어 주당 9센트의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정규거래에서 13% 급등, 13달러까지 오른 모토롤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12달러선으로 7% 넘게 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등락에 따라 국내 증시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는 외국인은 11일 증시에서는 매수우위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6일 하루만 빼고는 순매도를 지속, 2,730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 은행합병 타결될까 = 한 가지 불안한 변수는 국민, 주택은행 합병 협상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이다.

합병이 지연되리라는 전망에 이어 협상 마저 교착상태에 빠져들자 두 은행 주는 전날 급락하며 은행주를 약세에 빠트렸다. 국민은행은 전날 7.2%, 주택은행은 6.6% 하락했다. 외국인은 전날 두 은행에 대해 모두 560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전날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과 김상훈 국민은행장,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밤 늦게 만나 합병계약과 관련한 이견 절충을 벌였다. 합병계약 타결에 대한 기대감은 일단 마련해놓은 양상이다.

그러나 표면상 자율적인 은행합병이 결국 정부의 손에 이끌려서 비로소 진척된다는 대목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런 식으로의 합병이라면 시너지효과가 날 수 있겠느냐는 얘기다. 한편 서울은행은 20일부터 매각을 위한 실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 기타 주변 요인들 =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3%에서 4%대 초반으로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됐다. 또 환율 급등으로 수출입물가가 나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중 수출물가는 1.8% 오르는 가운데 수입물가도 0.8% 상승했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