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의 나지막한 산 중턱에 위치한 오토닉스(대표 박환기).이 회사에서 생산하는 센서 및 제어기기는 전국 공장의 자동화에 "감초"처럼 들어간다.

박환기 사장은 "물량은 작지만 자동화를 이룬 공장에서 저희 제품을 안 쓴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온도조절기에서부터 기계적인 변화를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로타리엔코더 등 주로 일본산이 장악해온 공장자동화의 필수 부품들을 국산화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최근 공장자동화용 5상(相)스테핑모터를 개발했다.

5개의 코일이 감겨있는 이 모터는 국내에만 연간 5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모터는 회전각도를 0.009도까지 정밀 제어한다.

그동안 일제가 내수시장을 장악해왔다.

이 회사가 올초 내놓은 자동감도조절 광섬유센서도 일제를 국산화한 것.전기가 안 통하는 잇점을 살려 폭발위험성이 있는 물질이 사용되는 곳에 쓰인다.

반도체 생산라인에 주로 쓰인다.

가격은 일제의 3분의 1 수준. 박 사장은 가격을 수입품의 절반이하로 내릴 수 없는 기술은 개발하지 않는다.

세계시장을 무대로 규모의 경제를 누리는 동종의 일본업체와 맞붙으려면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77년 공장자동화 엔지니어링으로 창업한 박 사장이 일제와의 기술전쟁에 돌입한 건 82년.전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엔지니어로서 사회에 환원하는 길은 연구개발로 수입제품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있다.

박 사장은 "우리 회사가 국산화하자 일본기업들이 이 제품의 가격을 30%가량 내렸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에 투자,매년 10~20여종의 신모델을 내놓고 있다.

근접스위치 등 일부 품목은 6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그러나 "진짜 승부는 세계시장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96년 일본 판매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사를 설치하고 올초 미국에 판매법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미 7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설투자 위축에도 불구,전년에 비해 30% 증가한 3백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해외시장을 뚫은 덕분이다.

수출비중을 25%에서 궁극적으론 절반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박 사장의 구상이다.

(055)371-5051

양산=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